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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남북 공동 금메달 ‘우리는 하나’

등록 2006-12-06 18:30수정 2006-12-06 18:33

남 김수면·북 조정철 안마 공동우승
8살 터울 넘어 “파이팅~” 서로 격려
“8월 인디아(인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처음 봤는데,
‘어린 친구가 하나 참 잘하는구나’하고 생각했지요.”

북한 남자체조 간판 조정철(28)이 칭찬을 한다. 그러자 8살 어린 한국 남자체조 막내 김수면(20·한국체대2)이 얼굴을 붉힌다. 김수면도 “같이 (금메달) 시상대에 오르니 좋아요. 여기서 다시 만나 서로 이름과 나이도 물어보면서 얘기도 나누고 그랬거든요. 경기할 때 서로에게 ‘경기 잘하라’ ‘파이팅’같은 말도 해주곤 했죠”라고 말했다.

조정철이 “위대한 장군님께…”로 시작하는 소감을 빼놓지 않았지만, 이념의 경계선이 둘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인터뷰실에 나온 둘에게 같은 질문을 하자, 조정철은 김수면에게 미소를 띄우며 “네가 먼저 할래?”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윤명찬 한국 체조대표팀 감독은 “남북이 훈련 끝날 때 만나 얘기도 많이 한다. 북한에 우리가 체조 정보를 주는 등 사이가 좋다”고 전했다.

다정한 모습을 보인 그들은 경기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냈다. 5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아스파이어홀에서 열린 체조 남자 개인별 종목 안마 결승전.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15.375점을 받아 일본의 도미타 히로유키와 함께 이번 대회 첫 3명 공동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샤오친과 양웨이는 모두 도마에 손을 잘못 짚고 떨어져 메달권에서 밀렸다.

북한 체조 임원들은 전광판에 경기결과가 뜨자, “3명이 공동 금메달입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습니까. 북남이 금메달 1개씩 건졌습니다”라며 좋아했다. 체조를 하던 형을 따라 운동을 한 김수면은 “금메달을 기대한 마루에서 동메달에 머물러 아쉬웠는데, 안마에서 생각지도 못한 금메달을 따 아쉬움이 가셔요”라며 기뻐했다. 조정철은 시상식을 마치고 나가면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왼쪽 눈썹 근육이 눈에 띄게 떨렸다. “제가 28살입니다. 은퇴할 나이인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김수면은 이번 대회 한국남녀체조의 첫 금메달, 조정철은 북한 남자체조의 첫 금메달을 건졌다. 남북 합작으로, 남자체조를 싹쓸이하려던 중국의 목표는 금이 갔다. 조정철은 “빨리 통일이 돼 북남이 함께 경기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마지막으로 내비쳤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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