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모비스 90-66압도…KCC 4연패 탈출
안방 관중들은 눈을 의심했다. 3쿼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 전광판에 새겨진 스코어는 73-35. 안방팀 울산 모비스는 부산 케이티에프(KTF) 득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최근 4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는 팀이라곤 전혀 믿겨지지 않았다. 관중들의 응원 함성은 점점 작아졌고,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다는 듯 우두커니 코트만 주시했다.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프로농구. 1-2위팀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경기는 너무나 싱겁게 끝났다. 신기성이 맹활약한 2위 케이티에프의 90-66 승리. 5연승을 노리던 모비스는 허무하게 주저앉았고, 원정 3연승을 거둔 케이티에프는 모비스를 2경기 차로 압박했다.
경기 전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케이티에프는 13일 서울 삼성에게 어이없는 연장전 역전패를 당한 반면, 모비스는 14일 대구 오리온스에게 오심 덕을 보며 행운의 버저비터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케이티에프는 모든 선수가 고루 잘해 힘든 상대”라며 “국내 선수의 득점을 막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신기성은 26분만 뛰고도 3점슛 5개를 포함해 26득점으로 소나기 골을 터뜨렸다. 감기 몸살을 앓은 필립 리치는 20득점 7튄공으로 분전했다. 경기전 “튄공잡기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던 추일승 감독의 말대로 케이티에프는 튄공잡기에서 39-23으로 압도했다. 모비스는 3점슛이 고작 2개만 들어갔고, 양동근은 2득점으로 부진했다.
최하위 전주 케이씨씨(KCC)는 대구 원정경기에서 오리온스를 89-86으로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케이씨씨는 마르코 킬링스워스(36점)와 추승균(14점)의 막판 슛 폭발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상민은 통산 11번째로 3점슛 600개를 채워 기쁨이 두배가 됐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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