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14일(한국시각) 퍼시픽 라이프 오픈 4회전서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에 점수를 내준 뒤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쉬워하고 있다. 인디언 웰스/EPA 연합
퍼시픽라이프오픈 8강행 좌절
페더러 탈락 이어 두번째 이변
페더러 탈락 이어 두번째 이변
‘테니스 황제’에 이어 ‘테니스 요정’도 좌절했다. 퍼시픽 라이프 오픈이 세계 테니스 톱랭커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로거 페더러(26·스위스)가 2라운드에서 복병 기예르모 카나스(30·세계 60위)에 져 연승행진을 41에서 마감한데 이어,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마리야 샤라포바(20·러시아) 또한 4라운드에서 패하면서 두달여 만에 1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샤라포바는 1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마스터스시리즈 퍼시픽 라이프 오픈 단식 4라운드에서 같은 러시아 출신의 베라 즈보나레바(23·세계 20위)에게 1-2(6:4/5:7/1:6)로 역전패했다. 디펜딩 챔피언 샤라포바는 1세트를 6-4로 승리한 뒤 2세트도 5-3으로 앞서 경기를 끝내는가 싶었지만, 이후 8게임을 내리 즈보나레바에게 뺏기면서 8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샤라포바는 이날 더블폴트를 13차례 기록하는 등 서브에서 상당히 고전했다. 샤라포바는 2004년 이후 즈보나레바에게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어 충격이 더 컸다.
퍼시픽 라이프 오픈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샤라포바는 20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쥐스틴 에냉(25·벨기에)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세계 2위 에냉은 이번 대회에는 불참했지만 최근 두 대회에서 우승해,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해야만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1월23일 에냉을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올랐던 샤라포바는 2월에 열렸던 도쿄 대회 4강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한 뒤 한달여 만에 이번 대회에 출전했지만, 좌절만 맛봤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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