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에프의 송영진(오른쪽)이 10일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엘지 파스코(왼쪽)와 공중볼을 따내려고 온힘을 다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리치 39득점 맹활약…LG에 94-90 역전승
“우리 전력의 80%만 나와도 이길 수 있다.”(신선우 LG 감독)
“선수들에게 3연승으로 끝내자고 했다.”(추일승 KTF 감독)
두 감독은 경기 전부터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신흥 라이벌’ 창원 엘지와 부산 케이티에프가 다시 맞붙은 10일 창원실내체육관. 두 팀 선수들은 이날 2006~200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사사건건 날카롭게 대립했다. 1쿼터 케이티에프 필립 리치가 엘지 찰스 민렌드를 어깨로 밀어 넘어뜨렸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고, 2쿼터에선 케이티에프 조성민과 엘지 퍼비스 파스코가 튄공을 다투다가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갔다.
뜨거운 승부는 케이티에프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났다. 94-90. 원정에서 기분좋은 2연승을 달린 케이티에프는 남은 3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은 100%(16차례)였다. 3차전은 12일(오후 7시·Xports 생중계) 장소를 부산으로 옮겨 열린다.
엘지가 쉽게 이길 것같던 승부는 라이벌전답게 끝까지 알 수 없는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엘지는 3쿼터 중반까지 3점슛 8개를 꽂아넣으며 63-47, 무려 16점 차로 앞섰다. 그러나 이때부터 믿기지 않는 반전이 펼쳐졌다. 케이티에프는 리치(39점 14튄공)가 쉼없이 골밑을 파고들며 차곡차곡 점수를 올렸고, 3쿼터 종료 직전 이홍수의 3점포로 마침내 67-67 동점을 만들었다.
4쿼터에서도 반전 드라마는 계속됐다. 케이티에프는 애런 맥기가 4쿼터 불과 45초만에 공격자 파울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로 5반칙 퇴장당했다. 승부의 추가 다시 엘지 쪽으로 기우는 듯 싶었지만 3분 뒤 이번엔 엘지 퍼비스 파스코가 무리하게 블록슛을 시도하다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났다. 엘지는 민렌드(33점 11튄공)가 3쿼터 잇단 실책과 무리한 슛으로 상대에 추격의 빌미를 줬고, 경기 막바지에 얻은 자유투 10개 중 6개를 놓쳐 땅을 쳤다. 케이티에프 추일승 감독은 “끝까지 리치를 활용한 골밑 공격을 지시했다. 선수들의 잠재력에 새삼 놀랐다”고 말했고, 엘지 신선우 감독은 “3쿼터 상대가 따라붙을 때 작전시간을 요청하지 않은 게 가장 아쉬웠다. 승부를 5차전까지 몰고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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