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부산 KTF 감독과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동갑내기 추일승·유재학 감독 챔프전 격돌
농구인생 정반대…수비·조직력 강조 공통점
농구인생 정반대…수비·조직력 강조 공통점
친구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추일승(44·왼쪽) 부산 KTF 감독과 유재학(44·오른쪽) 울산 모비스 감독은 1963년생, 82학번 동기. 생일도 50일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프로농구 출범이후 챔피언 결정전에서 동기끼리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된 농구 인생=유재학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중학교 때 팀(용산중)을 39연승으로 이끌며 이미 고교팀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추일승 감독은 ‘늦깎이’다. 홍대부고 2학년이 돼서야 농구공을 잡았고, 대학도 신생팀(홍익대)에 들어갔다. 두 감독은 실업팀 기아자동차에 함께 입단했다. 그러나 유 감독이 1988~89 농구대잔치에서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선물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힐 때, 추 감독은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두 감독은 똑같이 1989년 은퇴했다. 유 감독은 연세대 코치를 시작으로 최연소(35살) 프로팀 감독에 오르는 등 지도자 생활도 순탄했다. 최근엔 모비스와 3년간 9억9천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반면, 추 감독은 7년간 기아팀 매니저로 궂은 일을 했고, 상무 감독을 거쳐 2003년에야 프로팀(코리아텐더) 감독이 됐다. 비슷한 스타일=지난 시즌 유재학 감독은 “우리 팀은 꼴찌 안하면 다행인 전력”이라고 했다. 하지만 팀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았고, 내친 김에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추일승 감독 역시 올 시즌 꼴찌 후보라던 KTF를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추 감독은 시즌 전 “남들이 뭐라해도 우리는 자신있다”고 했다. 두 감독의 비결은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의 농구다. 두 감독은 스타를 원하지 않는다. 모비스 우지원은 스스로 ‘마당쇠’를 자청했고, KTF도 신기성 외엔 한결같이 무명이다. 두 감독은 또 외국인 선수를 잘 고른다. 유 감독은 지난해 ‘만능선수’ 크리스 윌리엄스, 올해는 ‘빅맨’ 크리스 버지스를 잇따라 영입해 돌풍을 이어갔다. 추 감독 역시 지난해 나이젤 딕슨에 이어 올해도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필립 리치를 스카우트해 깜짝 쇼를 펼쳐보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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