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4위’ 카나스 완파
US오픈 3라운드 진출
7년만에 16강 노려볼만
US오픈 3라운드 진출
7년만에 16강 노려볼만
적잖이 놀라기는 했나보다. 한 해외언론은 ‘2라운드 최대 쇼크’라는 표현까지 썼으니. 다른 언론들도 ‘2라운드 최대이변’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았다. 이형택(31·삼성증권·세계순위 43위)이 올해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US오픈에서 일으킨 파란의 파장은 그만큼 셌다.
1라운드에서 세계 36위(도미니크 에르바티·슬로바키아)를 격침시켰던 이형택은 31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2라운드서도 14번 시드 기예르모 카나스(아르헨티스·14위)를 2시간23분 혈투 끝에 3-0(7:5/7:5/6:3)으로 눌렀다. 지난 3월 ‘황제’ 로거 페더러(스위스·1위)의 41연승을 제지했던 강호를 이형택이 넘어선 것이다.
이형택은 서브에이스에서는 카나스에 3-16으로 밀렸지만, 첫번째 서브(성공률 64%)가 카나스(47%)보다 정교했고, 네트 접근성공률(77%)도 좋았다. 이형택은 이로써 지난 윔블던에 이어 메이저대회 2회 연속 3라운드에 진출했고, 2000년 US오픈 이후 처음으로 대회 16강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형택은 경기 뒤 <폭스스포츠> 등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카나스는 강했다. 하지만 그보다 한발 먼저 공격한 것이 승리로 돌아왔다”면서 “30살이 넘은 노장이지만 나는 아직도 승리를 갈구한다. 최근 들어 경기를 즐기면서 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택이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고기록인 16강전 진출을 위해 넘어서야 하는 상대는 영국의 신예 앤디 머레이(20·19위). 머레이는 한때 세계 8위까지 올랐으나, 지난 5월 손목부상을 당한 이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형택과 머레이는 지난 2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새너제이 오픈 8강에서 한차례 만난 적이 있으며, 당시 마지막 3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형택이 1-2로 아깝게 패한 바 있다.
이형택은 머레이와의 대결에 대해 “머레이는 젊고 경험도 풍부하다. 경기를 하면서 그와 어떻게 싸워나갈지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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