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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번쩍’ 쌍둥이 남매 희망도 ‘번쩍’

등록 2007-10-10 19:16

성고은(가운데·원주여고)이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역도 48㎏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3분 먼저 태어난 쌍둥이 오빠이자 같은 역도선수인 성현능(왼쪽·강원체고), 어머니 이순옥씨와 기념촬영을 했다.
성고은(가운데·원주여고)이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역도 48㎏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3분 먼저 태어난 쌍둥이 오빠이자 같은 역도선수인 성현능(왼쪽·강원체고), 어머니 이순옥씨와 기념촬영을 했다.
오빠 성현능 “체육교사 되고파”
‘3분 동생’ 고은 “장미란 언니처럼”
쌍둥이 여동생이 90㎏짜리 바벨을 번쩍 들어올렸다. 하지만 누구보다 기뻐해야 할 쌍둥이 오빠는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각 오빠는 동생에게 줄 꽃을 사러 나갔다. 경기 뒤 동생 손에 꽃다발과 축하카드가 전해졌다. 거기엔 이런 글귀가 있었다. “고은아! 정말 축하한다. 금메달 따는 것 보고 눈물날 뻔 했어.” 글귀를 본 동생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동생은 이날 어머니(이순옥·51)한테서도 감동을 받았다. 경기 전 원주에 계신 줄 알았던 어머니가 “우리 딸 잘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잠시 후 어머니가 경기장에 나타났다. 어머니 이씨는 “전날 광주에 도착했지만 딸에게 부담주고 싶지 않아 미리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10일 제88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경기가 열린 광주 정광고체육관의 주인공은 쌍둥이 남매선수였다. 오빠 성현능(18·강원체고)은 이틀 전 남고부 56㎏에 출전해 용상(133㎏)과 합계(233㎏)에서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이날 동생 성고은(18·원주여고)이 48㎏급에서 인상(68㎏)과 용상(90㎏) 합계(158㎏)에서 모두 금메달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용상에선 대회신기록도 세웠다.

어머니 이씨는 “어릴 적부터 ‘야~’ ‘너~’하면서 아웅다웅 다투던 쌍둥이 남매가 오늘처럼 어른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그저 이쁘고 장하고 대견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어머니 이씨는 남편과 헤어진 뒤 남매를 홀로 키웠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밝게 자라준 아이들이 고맙기만 하다. 오빠 성현능은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된다. 쌍둥이라 잘 통하는 게 있다”고 했고, 성고은은 “오빠가 잘 챙겨줘서 늘 고맙다”며 치켜세웠다.

바벨은 3분 빨리 태어난 성현능이 먼저 잡았다. 5년 전 원주 치악중 1학년 때다. 그는 “소름 돋을 정도로 짜릿하다”며 역도를 예찬했다. 성고은은 “오빠 시합 때 응원갔다가 멋있어 보여 역도를 따라했다”고 말했다. 성적은 성고은이 더 낫다. 둘이 합치면 전국체전 메달이 12개, 이 중 성고은이 딴 금메달이 6개다. 그래도 성현능은 섭섭하지 않은 눈치다. 그는 “내가 은메달 딴 것보다 고은이가 금메달 딴 게 더 좋다”며 미소지었다.

내년 한국체대에 진학하는 성현능은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고, 원주시청으로 진로를 정한 성고은은 “(고교선배) 장미란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광주/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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