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관서 새우잠 잤지만 챔피언 꿈으로 버텨왔다”
“챔피언을 향한 집념이 없었다면, 나는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종합격투기 프라이드 무대에 입성해 데뷔전을 화끈한 승리로 장식한 데니스 강(28·스피릿엠시). 그는 지난 3일 일본서 열린 프라이드 경기서 오바 타카히로(일본)를 상대로 1라운드 4분23만에 화끈한 기권승을 거두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미 한국에서는 종합격투기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텔레비전 상업광고 모델로도 출연하며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런 데니스 강에게도 힘겨운 시절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유도, 태권도, 합기도, 레슬링 등을 배우던 그는 19살 때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이기는 때보다는 지는 때가 더 많았고 그는 버거운 현실에 좌절해야 했다. 데니스 강은 5일 “집세 낼 돈도 없어 때론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새우잠을 잔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스피릿엠시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그 때를 돌아보면서 “친구들은 대학도 가고 좋은 직장도 다니며 발전했으나 나는 늘 정체된 듯했다”며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를 지탱해준 힘은 무엇일까? 그는 “어디에서든 내가 챔피언이 되어야겠다는 신념이 나를 버티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해 한국으로 와 스피릿엠시 초대 헤비급 왕좌에 오르며 인생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종합격투기 무대 프라이드에서 승리를 챙기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늘 자신을 ‘수퍼 코리안’으로 소개한다. 데니스 강은 “내가 한국의 혈통을 갖고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한국 팬들이 응원해 주는 게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프라이드 쪽에서 신설한 83㎏이하 웰터급의 챔피언이 되는 것. 데니스 강은 “나는 아직 그라운드 및 스탠딩 기술, 체력, 특히 경험을 더 보강해야 한다”면서도 “반드시 최고가 되겠다는 것을 팬들에게 약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들급의 최강자 반더레이 실바에 대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붙고 싶다. 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글·사진/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글·사진/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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