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때부터 라이벌…양보없는 경쟁 속 팀 공헌도 동반 상승
두 친구는 오랜 만에 코트에서 만났다. 그리고 서로를 뜨겁게 격려했다. 프로농구 서울 에스케이(SK)와 안양 케이티앤지(KT&G) 경기가 열린 6일 잠실학생체육관. 신인왕을 다투는 김태술(23·SK)과 양희종(23·KT&G)이 프로무대에서 처음 맞상대했다. 양희종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6득점을 올렸고, 상대 에이스 방성윤을 수비하며 상대 공을 2개나 가로챘다. 김태술은 40분을 모두 소화하며 11득점 7도움주기 2가로채기에다가 작은 키(1m80)에도 튄공을 6개나 잡아냈다. 결과는 팀이 82-74로 승리한 양희종의 판정승.
부산 동아고 출신 김태술과 수원 삼일상고를 나온 양희종은 고교 때부터 라이벌이었다. 둘은 2003년 연세대에서 한 배를 탔다. 대학 4학년 때는 나란히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올해 초,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태술은 전체 1순위로 에스케이에 지명됐고, 양희종은 3순위로 케이티앤지의 부름을 받았다.
둘은 프로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빠른 드리블과 상대를 현혹시키는 노룩패스, 현란한 공 배급으로 전주 케이씨씨(KCC)로 떠난 임재현의 공백을 100% 이상 메워주고 있다. 8경기를 거의 풀타임으로 뛰며 평균 10.9득점, 9.6도움주기, 3.1튄공잡기를 기록 중이다. 도움주기 부문에선 2위 강혁(7.3개)을 경기당 평균 2개 이상 앞서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스몰포워드 양희종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슈팅은 물론 수비까지 일품이다. 공수를 모두 겸비한 ‘멀티플레이어’로 유도훈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역시 8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10.5득점 3.0튄공잡기 1.5도움주기를 올렸다. 하지만 궂은 일을 많이 해 눈에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는 이보다 훨씬 높다.
둘은 라이벌 의식도 드러내고 있다. 양희종은 “에스케이만큼은 이기고 싶다”고 했고, 김태술은 “희종이가 나를 라이벌로 지목해 부담된다”고 했다. ‘꽃미남’ 두 슈퍼루키가 펼치는 라이벌 대결이 이번 시즌 프로농구 코트를 더욱 달굴 것 같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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