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여자복식에서 우승한 이효정(왼쪽)-이경원 짝이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옆은 은메달에 그친 중국의 두징(오른쪽)-유양 짝. 런던/AFP 연합
세대교체 결실…전영오픈서 남녀복식 동반우승
이경원·이효정, 8강·4강·결승서 모두 중국 제압
이경원·이효정, 8강·4강·결승서 모두 중국 제압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배드민턴이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을 때, 주변에선 ‘수모’ ‘망신’이란 낙인을 찍었다. 김중수 감독 생각은 좀 달랐다. “하태권 김동문 이동수 라경민 등이 은퇴한 뒤 세대교체의 한 과정이라고 봤죠.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3위 안에는 들었으니, 2008년쯤엔 더 올라설 것이라 기대했어요.”
그 기대가 현실이 되면서 2008 베이징올림픽 전망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끝난 2008 전영오픈배드민턴 슈퍼시리즈 5개 종목 중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우승을 따냈다. 한국은 올해 초 세계 8위까지 선수가 다 나온 코리아오픈에서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남자단식 이현일이 세계 1위 린단(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이달 초엔 독일오픈 5개 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그러더니 세계 최고권위의 대회이자, 각국 정예멤버가 대거 출전해 올림픽 전초전 성격까지 띤 전영오픈에서도 낭보를 전했다. 한국이 전영오픈에서 우승한 건 2004년 김동문-라경민(혼합복식) 이후 4년 만이며, 금메달 2개를 한꺼번에 딴 건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남녀복식을 동시 제패한 것도 1990년 박주봉-김문수, 정명희-황혜영 이후 18년 만이다.
김중수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은 여자복식 이경원-이효정(세계 4위·이상 삼성전기)은 이날 결승에서 두징-유양(세계 2위·중국)에 2-1(12:21/21:18/21:14) 역전승을 거뒀다. 이경원-이효정은 8강·4강·결승까지 모두 세계최강 중국을 꺾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팀끼리 결승을 펼친 남자복식에선 정재성-이용대(세계 6위·이상 삼성전기)가 이재진(밀양시청)-황지만(강남구청·세계 11위)에 2-1(20:22/21:19/21:18)로 이기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용대(19살5개월)는 박주봉(현 일본대표팀 감독)이 21살에 세웠던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연소 전영오픈 우승기록도 갈아치웠다.
중국은 남자단식과 혼합복식만 우승해 자존심을 구겼고, 여자단식 우승은 덴마크의 틴 리스무센이 차지했다. 부활의 기지개를 편 한국배드민턴대표팀은 스위스오픈 슈퍼시리즈(11~16일)에 이어 출전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