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예지(대전체고)
15살 궁사, 29일 국가대표 ‘생존게임’
갓난아기 때 심장마비로 엄마가 숨져 할머니 손에서 자라난 아이. 몇 달 전 ‘이모’와 ‘외할머니’라는 낯선 분들이 3만원과 함께 쥐어주며 건네준 사진에서 엄마의 얼굴을 처음 본 소녀. 초등학교 6학년 때 20m에서 720점 만점을 쏴 양궁계를 놀라게 한 궁사.
곽예지(대전체고)가 국내 양궁 사상 최연소 올림픽 출전의 꿈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1992년 9월생인 곽예지는 만 15살2개월이던 지난해 11월 양궁국가대표 8명에 뽑혔다. 1988 서울올림픽 양궁 2관왕 김수녕이 갖고 있던 최연소(만 16살2개월) 기록도 갈아치웠다. 태릉선수촌에 처음 들어온 곽예지가 올림픽에 나가려면 우선 1~3차 평가전을 거쳐 8명 중 4명 안에 들어야 한다. 그런 뒤 4~6월 각종 국제대회 성적과 자체 평가시스템을 통해 4명 중 최종 3명에 포함돼야 올림픽에 출전한다. 곽예지는 지금 올림픽보다 더 힘들다는 ‘집안싸움’을 헤쳐가고 있다.
곽예지는 19일 끝난 2차 평가전까지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5위를 차지해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았다. 여자대표팀 8명 중 8위 이특영(19·광주시청)은 첫 탈락자가 됐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태릉선수촌에서 3차 평가전을 갖고 3명을 추린다. 그 3명과 2차까지 1위를 한 박성현(25·전북도청) 등 4명이 올림픽 출전권 3장을 놓고 최종 경쟁을 벌인다.
현재 만 15살6개월인 곽예지는 중등부 공식경기에서 30m와 50m만 쐈는데, 국가대표 평가전에선 70m를 쏘며 언니들과 대결하고 있다.
문형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남은 선수들의 실력차가 거의 없다. 어린 (곽)예지가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양궁 스타 김수녕도 “자세와 기본기가 굉장히 좋다”고 칭찬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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