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 전자랜드 감독
운명의 6강 ‘남은건 2경기’
공동6위 SK도 마지막 사투
공동6위 SK도 마지막 사투
종료 21초 전. 정선규(인천 전자랜드)가 강혁(서울 삼성)의 몸을 붙잡으며 반칙을 하자, 뿔떼안경을 쓴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거기서 쓸데없이 반칙을 했냐”는 것이다. 98-100까지 쫓아갔던 전자랜드는 강혁에게 자유투를 내주며 추격의 힘을 잃었고, 결국 101-104로 졌다.
19일 안방경기에서 진 최 감독은 얼굴이 다소 붉게 상기된 채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중요한 기로에 있는 경기였는데…. 실망스러운 게 있었지만, 잘 추스려서 남은 2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내내 너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지면서 6위 전자랜드는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7위 서울 에스케이(SK)한테 공동 6위를 헌납하고 말았다.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5개팀이 정해진 가운데, 마지막 6위 자리를 놓고 두 팀이 끝까지 사투를 벌이고 있다. 6위는 팀당 남은 정규리그 2경기에서 결정된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이 좀 더 다급해졌다. 정규리그를 다 치르고 에스케이와 동률이 되면 올시즌 에스케이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진 전자랜드가 6강 티켓을 놓치기 때문이다. 19일 삼성전에서 아깝게 져 공동 6위를 허용한 게 두고두고 속쓰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자랜드로선 남은 2경기를 다 이겨놓고, 에스케이가 1승1패 또는 2패가 되기를 기대해야 한다.
꽉 막혔던 숨통이 트였다고 하지만, 김진 에스케이 감독도 입이 바짝바짝 마르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개막 전 대구 오리온스에서 에스케이 사령탑으로 옮긴 김 감독은 이렇게 아슬아슬한 6강 진출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내걸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새내기 가드 김태술의 영입과 슈터 방성윤의 부상회복 등의 호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21일 창원 엘지(LG)와의 원정경기가, 에스케이는 22일 전주 케이씨씨(KCC)와의 안방경기가 운명이 걸린 중요한 한판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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