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상민(가운데·서울 삼성)이 이현민(왼쪽·창원 LG)의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3쿼터까지 뒤지다 극적 뒤집기
KT&G, 연장전 끝 SK에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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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은 경기 전부터 으르렁댔다. 신선우 창원 엘지(LG) 감독은 “서울 삼성이 올시즌 우리한테 4승2패라면 모든 기록에서 앞서야 하는데, 6경기 전체득점을 보면 504(삼성) 대 502로 2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그 ‘2점차’라는 말에 웃음을 보였다. “농구에선 더도 덜도 없이 1점이라도 많으면 이기는 법”이라고 되받았다. 엘지가 시즌 막판 4연패를 당하며 일부러 6위로 내려앉아 3위 삼성을 플레이오프 상대로 고른 게 아니냐는 고도의 계산에 대해선 “엘지의 모험심이 참 강하다”며 꿈쩍하지 않았다.
3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3위 삼성과 6위 엘지의 1차전. 경기도 곧 끊어질 듯한 고무줄처럼 팽팽했다.
엘지는 1쿼터에서 캘빈 워너(38점)가 16점을 몰아넣어 24-14로 도망쳤다. 그러나 삼성은 강혁(16점)이 2쿼터에서 9점을 쓸어담아 39-43으로 따라붙었고, 엘지는 3쿼터에서 3점슛 4개로 74-67로 또 줄행랑을 쳤다. 그러나 삼성은 73-77이던 4쿼터 2분50초께부터 테런스 레더(24점)의 연속 2점슛으로 77-77 동점을 만들었다. 균형은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두고도 여전히 ‘오빠’란 소리를 듣는 삼성 이상민(17점·3점슛 3개)의 슛에 깨졌다. 이상민이 85-86으로 뒤지던 종료 2분1초 전 3점슛으로 88-86로 뒤집자, 신선우 엘지 감독은 손을 턱에 괴며 얼굴을 찌푸렸다. 엘지는 89-90으로 따라붙던 종료 12.7초 전 박지현이 던진 공이 림에 걸렸고, 이 공을 빼내 던진 점프볼에서 공을 삼성에게 뺏겨 주저앉고 말았다.
삼성은 이날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으로 400도움(404개)을 돌파한 이상민과 코트를 전천후로 누빈 강혁 등을 앞세워 94-91 역전승을 거두고 첫 승을 챙겼다. 2차전은 4월1일 창원.
안준호 삼성 감독은 경기 뒤 “슈터 이규섭(4점)이 헤매는 등 전력의 70% 밖에 못했다”고 말했는데, 그건 그러고도 이겼다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었다. 전날 열린 또다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4위 안양 케이티엔지(KT&G)가 연장끝에 90-87로 5위 서울 에스케이(SK)를 눌렀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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