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협(31·원주 동부)
7시즌 동안 6번 팀 옮긴 동부 강대협
플레이오프서 펄펄…“4차전서 끝낸다”
플레이오프서 펄펄…“4차전서 끝낸다”
강대협(31·원주 동부·사진)은 7년간 사귄 슈퍼모델 출신 이란숙씨와 6월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신부에게 결혼반지 뿐 아니라, 챔피언 반지도 주고 싶은 바람이 있다. 특히 프로 7시즌 동안 여섯 팀이나 옮긴 그는 이 팀 저 팀 팔려다닌 설움을 반지로 보상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요즘 농구계에선 정규리그 1위 동부가 4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더라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유력한 3위 서울 삼성의 상승세에 고전해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엔 동부 가드 표명일과 강대협보다, 이상민과 강혁 등 삼성 가드진이 경험많고 안정적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이런 평가에 강대협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삼성 가드진이 가장 좋고, 지금 4강에서 맞붙고 있는 케이티앤지(KT&G) 가드보다 우리가 약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우리도 그에 못지 않다. 떨어진다면 네임밸류(이름값)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실력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의 자신감은 4강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는 9일 케이티앤지와의 4강 3차전에서 18점을 쏟아부었다. 3점슛도 5개를 넣었다. 특히 2쿼터 후반 팀의 간판 김주성이 4반칙에 몰려 벤치로 물러난 뒤, 동부가 무섭게 추격한 케이티앤지와 시소게임을 펼치다 이겨 2승1패 우위를 점한 데는 고비마다 터진 강대협의 3점슛이 큰 힘이 됐다.
강대협은 “주성이가 나간 뒤, ‘내가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더 차분해졌다”며 대범함을 드러냈다. 2차전에서도 16점(3점슛 5개)을 꽂은 그는 ‘슈팅가드’이자, 김주성과 외국인선수에게 쏠린 동부의 득점분포를 다양화시키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11일 케이티앤지와의 4강 4차전을 앞둔 그는 “4차전에서 끝내 빨리 챔피언전 진출을 확정짓겠다”고 했다.
프로에 와서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른 팀으로 떠밀려갔던 ‘유랑자’ 강대협의 이번 시즌 ‘소망’은 이뤄질까. 그는 지금 ‘이름값’이란 또다른 편견과도 싸우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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