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 김주성이 17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덩크슛을 꽂아넣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삼성 1 · 2쿼터만 범실 14개 ‘자멸’
오코사·김주성 52점·18 튄공 합작
오코사·김주성 52점·18 튄공 합작
이상민(서울 삼성)이 코트에서 미끄러졌다. 이정석이 엉뚱한 곳으로 패스하자 발이 꼬인 것이다. 이상민 너머로 19-41 점수판이 보였다. 2쿼터 4분47초가 흘렀을 뿐. 넘어진 이상민처럼 삼성이 초반부터 너무 쉽게 주저앉았다.
경기 전 안준호 삼성 감독은 ‘성동격서’란 한자성어로 각오를 내비쳤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유인 공격전술인데, 1·2쿼터에 범실 14개로 무너졌다. 안 감독은 “상대의 함정수비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실책”이라 했지만, 전창진 원주 동부 감독은 “삼성은 가드진이 안으로 치고들어와 (상대 센터를 유인한 뒤) 밖으로 빠지는 외국인선수들에게 패스하는 팀인데,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가 (삼성 가드 쪽으로 가지 않고) 자리를 끝까지 잘 지켰다. 그러다 보니 삼성 가드가 치고 왔다가 줄 곳이 없어 자진해서 실수한 것”이라 했다. 동부 수비 덫에 삼성이 걸렸다는 것이다.
2쿼터까지 31-56으로 뒤졌던 삼성은 4쿼터 5분46초를 남기고 72-82까지 따라붙었으나, 이후 동부 강대협(11점·3점슛 3개)에 3점슛 2개를 얻어맞으며 간격을 더 좁히지 못했다.
정규리그 1위 동부는 1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오코사(32점·12튄공)와 김주성(20점·6튄공·6도움)이 52점을 합작하고, 표명일(12점·3점슛 2개·도움 9개)이 원활한 경기운영을 한 데 힘입어 101-88로 이기며 먼저 1승을 챙겼다. 동부는 3시즌 만에 챔피언 반지를 노린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할 확률은 11회 중 9번(81.8%)이나 된다. 2차전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강혁(19점·7도움) 레더(24점·7튄공)가 힘을 냈으나, 동부의 높이와 외곽슛 등 안팎을 가리지 않는 상대 공격에 막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5연승 상승세가 꺾였다. 이상민은 11분22초만 뛰며 ‘0점’을 기록표에 남겼다. 안준호 감독은 “이상민은 위기나 분위기 전환 때 해주는 선수다. 점수가 벌어지면 이상민 효과가 없다. 괜히 그럴 때 내보낼 필요가 없어 쉬게 했다”고 말했다. 원주/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17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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