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전 이른 경기 시간에 팬들 원성
구단도 울상 “중계시간 방송사에 달려…”
구단도 울상 “중계시간 방송사에 달려…”
지난 21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끝난 뒤, 서울 삼성 관계자는 관중석을 채우는 데 고민을 참 많이 했다고 했다. 팬을 몰고다니는 이상민(36)을 보유하고 있고, 챔피언전이란 흥행성까지 갖춘 경기였지만, 문제는 오후 5시15분에 시작하는 경기시간이었다. 보통 주중 경기는 오후 7시에 했지만, 공중파 생중계 사정을 고려해 한국농구연맹(KBL)과 방송사가 경기시간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연맹으로선 공중파 3사가 돌아가며 하는 전국 방송을 포기할 수 없었고, 방송사들은 높은 시청률이 담보되지 않는 농구를 주시간대에 배치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1차전 오후 6시22분, 4차전 오후 5시15분, 5차전 오후 5시50분 등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이 체육관에 오기가 어려운 시간에 ‘점프볼’을 하게 됐다. 이런 탓에 “조퇴나 휴가를 내란 말이냐”는 팬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삼성은 안방경기인 3·4·5차전이 모두 주중에 열려 그래도 주말에 안방경기(2차전·6차전)를 하는 원주 동부보다 관중유치에 더 어려움을 호소해야 했다.
정성술 삼성 농구단 차장은 “많은 분들에게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어 서울시 장애인복지시설협회 산하단체 자원봉사자들과 원생분들에게 초청티켓을 보내드렸고, 시즌 티켓을 가진 120여명 분들께도 일일이 전화를 드렸으며, 농구교실 가족분들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 덕에 3차전엔 삼성 정규리그 평균관중(4913명)보다 많은 5111명이 왔다. 이보다 더 올 수 있는 경기였으나, 삼성은 “그래도 그 시간에 5천명 넘게 와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위안했다.
무리하게 경기시간을 당긴 것에 대해 김영수 연맹 총재는 “앞으로 방송사가 스포츠의 의무편성 비율을 높여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했다. 반면, 에스비에스(SBS) 관계자는 “농구를 경쟁력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근본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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