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5차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열린 23일. 원주 동부는 모기업 동부그룹 직원 1600여명이 넥타이를 메고 서울 잠실체육관을 찾아 응원을 했다.
그러나 안방팀인 서울 삼성은 6천명이 넘는 관중을 유치했으나, 대규모 사내 응원단을 모으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직원들을 불러모으고 싶었으나, 회장님이 퇴진하시는 등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경기시간도 오후 5시15분이어서 부르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동부가 일방적 우세 속에 90-77로 이겼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정규리그 때 우리팀이 수요일 경기엔 한번도 지지 않아 이길 것으로 기대했다. 훈련 때도 선수들이 웃는 등 분위기도 좋았는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1승3패로 몰린 삼성은 올해가 창단 30주년인데다,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대역전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역대 11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내리 지고 역전한 경우는 1997~98시즌 현대(현 KCC)가 유일하다. 그때 역전드라마를 쓴 주인공이 지금 삼성에 와있는 이상민이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4차전에서 진 뒤 “동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실책으로 진 것이다. 우리 홈에서 절대 샴페인을 터트리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잠실체육관을 관리하는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동부가 코트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면 3천만원을 내놓으라고 전달했다. 술이 코트에 스며들어 마룻바닥이 일어나는데 따른 수리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부는 25일 5차전에 김준기 그룹 회장이 체육관을 찾기로 했다. 물론 샴페인과 꽃가루도 준비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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