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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뽑는 힘’ 역발산을 아시나요

등록 2008-05-02 19:14수정 2008-05-03 02:09

70~80년대 풍미한 김일 제자
5일 세계프로레슬링챔피언전
악수를 하자며 건넨 손은 손인가, 돌인가. 돌은 허벅지에도, 팔뚝에도 박혀 있었다. 한창 때는 한끼에 고기 3근을 먹었고, 지금도 “혈기가 넘쳐” 겨울에 선풍기를 튼다고 한다. ‘박치기왕’ 김일 사위 강성용씨 외엔 팔씨름에서 그의 팔을 넘긴 사람이 없다. 돈이 없어 대학을 포기하고 이왕표와 같이 1975년 김일체육관 1기 문하생으로 들어갔으니 나이가 쉬 짐작이 되는데도 나이 밝히기를 꺼리더니 “가면 쓰고 링에 오르면 20~30대로 보인다”며 껄껄 웃었다. 몸이 나이를 잊은 건 맞는 듯 했다. 후배 윤강철(29)씨는 “힘이 장난이 아니시다. 링에서 제대로 잡히면 다리 잡고 살려달라고 할 정도다. 젊은 사람 2~3명이 덤벼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우린 초한지에 나오는 ‘역발산’(산을 뽑을 정도의 힘) 항우 장사 때문이 아니라, 사각링을 호령했던 1m90·130㎏의 이 프로레슬러를 통해 ‘역발산’을 알고 추억한다.

역도산과 김일의 뒤를 이어 1970~80년대 프로레슬링 인기를 이끌었던 역발산(본명 양승휘)이 돌아온다. 5일(오후 3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NKPWA) 주최로 열리는 세계프로레슬링 챔피언결정전. 역발산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이자, 미국의 슈퍼스타 커트 앵글과 일본 간판스타 오사무 니시무라와 같이 스리매치(세 명 중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겨루는 방식) 헤비급 챔피언전을 치른다. 한·미·일 22명이 나오는 이번 대회에 어린이는 무료입장이다.

“관중들의 환호, 그 환호 맛을 본 사람은요.”
“그걸 잊지를 못해서 자꾸 링에 올라가요.”
[%%TAGSTORY1%%]

그는 “막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조회시간에 갔다가 ‘와, 역발산이다’라며 아이들이 몰려와 교장선생님이 조회시간에는 오지마라고 주의를 줄 정도로 레슬링 인기가 좋았던 때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한국에서 인기가 시들어지자, 1980년대 중반 일본으로 건너가 가면을 쓴 ‘슈퍼스트롱머신’이란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포츠센터와 건축업으로 돈도 제법 모은 그는 이 나이에 왜 또 링에 오르는가. 2시간 가까이 몸을 날린 뒤 ‘특 설렁탕’도 모자라 면을 추가로 시켜 한 그릇을 금세 비운 그는 허벅지 근육이 놀랐다며 한의원을 간다고 했다.

“환호를 한번 맛보면 잊지 못하죠. 레슬링도 부흥시켜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하면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가 훈련한 링엔 ‘할 수 있다. 영광재현’이란 글귀가 적혀있었다.

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영상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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