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성욱
모래판 선배 아버지께
‘황소트로피’ 환갑선물
‘황소트로피’ 환갑선물
아들은 아버지 품에 황소트로피를 안겼다. “올해 아버지가 환갑이신데….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아버지는 “난 전국대회 2~3위가 최고였어요. 장사를 못했는데 아들이 하니 기분이 좋네요”라며 흐뭇해했다.
백성욱(26·용인백옥쌀)은 전남씨름협회장인 아버지 백낙천씨의 대를 이은 장사다. 결승에선 지난해 5관왕, 올해 설날장사 백호·청룡 통합장사를 한 윤정수(22·수원시청)를 만났다. 백성욱은 경기시간(1분) 1초를 남기고 차돌리기로 첫 판을 딴 뒤 두 판 연이어 1분 버티기로 꽃가마를 탔다. 지난해까지 전남체육회에서 ‘나홀로 선수’로 지내다 올해 팀을 옮긴 백성욱은 보름 전 대통령기에서 경기 도중 허리가 뒤틀린 이후 훈련도 제대로 못했지만 ‘윤정수 독주시대’를 막았다.
백성욱은 “나(140kg)보다 상대가 27kg이 더 나가 부담이 컸는데 체력은 내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6월 당진장사 청룡급 우승 이후) 10개월 만인데 맘고생을 털게 됐다”고 했다.
백성욱은 4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2008 안동전국체급별장사씨름대회 청룡장사(105.1kg 이상)에서 3-0으로 이겨 천만원 상금을 탔다. 트럭을 몰며 생선을 파는 부모까지 왔으나 고배를 마신 윤정수는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고, 백성욱은 “앞으로 나보다 무거운 선수도 주특기인 배지기로 넘기는 기술씨름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안동/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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