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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금 못따면 어때?…‘엄마선수’ 화이팅

등록 2008-08-11 15:06

금메달을 못 따면 어떤가.

이제는 많이 훼손된 측면이 있지만 온 인류의 제전인 올림픽에 참가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정신을 구현하려 뛰고 있지만 특히 자녀를 둔 `엄마 선수'들의 강한 도전 정신은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여자 역도 53㎏급에 출전한 미국의 멜라니 로츠(34)는 10일 메달을 따지 못했다. 아쉽게 메달을 못 딴 것도 아니다. 금메달을 딴 태국의 J.프라파와디의 기록 221kg 보다는 무려 28㎏이,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의 윤진희(213㎏)보다도 20㎏이 가벼운 193㎏으로 6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그러나 로츠는 금메달보다 더 값지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미국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사실상 선수 생활에서 은퇴했었다. 이후 가족을 돌보고 주 하원의원인 남편과 함께 체육관을 운영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끝내 접을 수 없었다. 2005년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잠들어 있는 남편을 깨워 역도를 다시 하고 싶고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역도를 중단한 지 5년이나 됐고 그 사이 아이들도 3명이나 낳은 상태여서 무모한 도전같이 보였지만 로츠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2006년에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지 7개월 만에 미국역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베이징행 티겟을 손에 넣었다.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 선 그녀는 무리하게 메달에 도전하기 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로츠는 출전 선수들 중 유일하게 6차례의 시도를 모두 성공했고 그 결과 미국기록도 깰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 시도를 성공한 뒤 "이 순간을 위해 8년을 기다렸지만 그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해했다. 경기장에는 남편과 아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아내이자 엄마인 로츠를 응원했다.

불혹의 나이를 이겨내고 미국 여자수영대표로 발탁, 베이징올림픽 400m 계영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통산 10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다라 토레스(41)도 `엄마 선수'로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년 전 딸을 낳은 토레스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표팀에 선발된 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무려 8년간의 공백을 뚫고 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에게 금메달이냐, 은메달이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토레스는 "곧 (8관왕에 도전하는) 마이클 펠프스가 내 메달 개수를 뛰어넘을 것 같다"며 농을 던진 뒤 "내가 41살에 올림픽에 도전했다는 점이 지금 무엇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들었다고 생각하는 다른 운동선수들에게 도전의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유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했다 실패한 일본의 `유도 여왕' 다니 료코(33)도 비록 동메달에 그쳤지만 `엄마 선수'의 힘과 자긍심을 보여줬다.

다니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원래 메달 획득이 목표였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며 "결과보다 5회 연속 올림픽에 나올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들을 돌보고 싶다"고 말해 진한 모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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