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허전해'
올림픽 최고의 인기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비치발리볼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수영복 차림 선수들을 앞세워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비치발리볼이지만 베이징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엇보다 `비치발리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바다가 없다.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가로 꼽히는 본다이 비치, 에게해의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팔리로 해변은 시드니,아테네 올림픽에서 비치발리볼 경기를 보러 간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베이징 시내 차오양 공원에 마련된 비치발리볼 경기장에는 작렬하는 태양과 푸른 바다 대신 뿌연 하늘과 우중충한 건물들이 보인다. 구색을 맞추려고 하이난에서 모래 1만7천톤을 공수해다 깔았지만 바다가 없는데 제 맛이 날 턱이 없다.
시드니와 아테네 대회에서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던 관중도 없다.
다른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입장권은 일찌감치 다 팔려나갔지만 실제 경기장에는 좌석이 텅텅 비어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 시간 경기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지만 오전에 입장한 관중은 오후가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비치발리볼 경기장이 붐볐던 것은 단 한 차례. 지난 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수들을 격려하겠다며 경기장을 찾았을 때가 이번 대회에서 비치발리볼이 주목을 받았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다. (베이징=연합뉴스)
비치발리볼 경기장이 붐볐던 것은 단 한 차례. 지난 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수들을 격려하겠다며 경기장을 찾았을 때가 이번 대회에서 비치발리볼이 주목을 받았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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