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체조 대표팀(왼쪽 5명)이 13일 열린 여자체조 단체 시상식에서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선수들에 비해 중국선수들의 몸이 너무 어려보인다고 지적했다. 베이징/AP 연합
여자 체조단체 ‘은’ 그친 미국
중국선수 부정출전 의혹제기
중국선수 부정출전 의혹제기
“중국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유치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이 여자 체조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치자 중국 선수들의 나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마사 카로이 미국 여자 체조대표팀 코치는 13일 경기 뒤 중국 선수들 중 한 명이 젖니가 빠진 뒤 아직 영구치가 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출전 기준 연령인 16살보다 더 어리다는 주장이다. 카로이 코치는 “나에게 증거는 없다. 하지만 어떤 나라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 체조 선수 가운데 허커신, 양이린, 장위위엔이 나이 규정을 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들의 여권을 제시하며 올해 16살이 되었다고 주장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중국이 남자단체에 이어 여자단체전에서도 우승하자, 선수들의 나이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결승이 끝난 뒤 한 기자는, 실제 나이가 14살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허커신에게 “15번째 생일에 무엇을 했냐”고 질문했다. 허커신은 긴 침묵 뒤 “평상시처럼 팀 동료들과 보냈다”고 했다.
몸이 가벼운 중국 선수들이 이날 승부를 가른 이단평향봉에서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린 중국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쉽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단평행봉에서 몸이 작은 중국 선수들이 연기를 펼칠 때, 그들은 잠자리처럼 가벼웠고 훨훨 날아다녔다. 심판들도 중국 선수의 나이가 어쨌든, 연기에 빠져들었다”고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단평행봉에서 두 명의 선수가 16.8점 이상을 받는 등 미국 선수보다 1.65점을 앞섰다.
이에 대해 중국의 루산전 코치는 “중국 선수들이 경기를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13일 여자체조 단체전에서 총점 188.9점을 기록해 186.525점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우승을 차지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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