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축구 부진에 쏟아지는 조롱들
“예선 무승 망신이다 여자선수 빌려줄걸”
“축구장에 물채워라 박태환이 수영하게”
“축구장에 물채워라 박태환이 수영하게”
올림픽 축구 본선에서 1무2패로 중국 대표팀이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축구계에 대한 중국인들의 조롱이 떠들썩하다.
비난 여론은 중계방송 진행자 등 유명인들이 앞장서서 포화를 뿜고 누리꾼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지난 13일 브라질과 마지막 경기를 할 때 중앙텔레비전(CCTV) 진행자는 “최소한 망신스럽지 않고, 마음이 괴롭지는 않게 하는 수준이 올림픽대표팀이 얻어야 할 성적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지켜주지 못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 여자축구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 팀 전방의 공격수들의 활약이 훌륭했다. 남자팀에 빌려줄까 생각도 해봤다”는 농담으로 남자팀의 부진을 비꼬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톈야’ 등 포털의 게시판을 통해 이같은 발언들을 확산시키며 ‘여자축구 공격수 투입전략 분석’ 등의 패러디 자료도 재생산하고 있다. 15일 한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네글자로 표현하면’이란 제목의 글에는 중국치욕, 식량낭비, 오운오점(올림픽의 오점), 금수불여(짐승같은 것들) 등 댓글이 달렸다.
비록 중국보다 다소 나은 성적(1승1무1패)을 거두긴 했지만, 역시 8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팀도 고국의 누리꾼들에게 시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댓글 올림픽’이 대표적인 예. 댓글 올림픽은 축구팀이 경기장을 내줘야 하는 종목과 선수들을 나열하는 누리꾼들의 ‘놀이’로 △축구장에 물 채워라. 우리 태환이 수영해야 한다 △겨울에는 물 얼려라. 우리 연아 스케이트 타야 한다 △축구 골대는 그냥 놔둬라. 우리 미란이가 다 뽑아버릴거다 등의 내용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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