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선수부상 대처법 따라 ‘큰공’ 세우고 ‘큰코’ 다치고

등록 2008-08-20 14:20수정 2008-08-20 14:36

중국의 육상 허들 110m 대표인 류샹이 18일 열린 예선에서 출발준비를 하다가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중국의 육상 허들 110m 대표인 류샹이 18일 열린 예선에서 출발준비를 하다가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재활’ 야오밍 8강행 ‘부상 무시’ 류샹 예선 포기
금메달 목숨거는 중국 스포츠계 냉혹함 드러내
 중국 스포츠의 영웅 류샹과 야오밍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똑같이 부상에 발목을 잡혔지만, 지금 그들의 위치는 천양지차다. 류샹은 110m 허들 예선전조차 포기한 반면, 야오밍은 중국 농구대표팀을 8강으로 끌어올렸다. 무엇이 이 두 사람의 성적을 갈랐을까?

 류샹의 중도하차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었다. 중국대표팀은 17일까지도 류샹은 정상이라고 호언했다. “그는 내일 냐오차오에서 뛸 것이다”는 중국 대표팀의 말에선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넘쳤다. 그러나 그는 18일 부상의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야오밍은 올림픽 출전조차 힘든 상황을 넘겼다. 지난 2월 그의 소속팀인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그가 왼쪽발 피로골절로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수술을 받았고, 귀국한 뒤에도 재활에 몰두했다.

 류샹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공개하지도 못했다. 그는 이미 지난 5월에 이상이 생겼지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국가의 지상명령을 떨칠 수 없었다. 잔여경기까지 포기하고 야오밍의 부상을 공개한 휴스턴 로키츠와는 사정이 달랐다. 중국 정부는 류샹에게 돈과 기대만을 쏟아부었다.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 이틀을 앞두고 베이징 시내구간 성화봉송이 시작된 6일 텐안먼 정문에서 아홉번째 주자로 나선 농구스타 야모밍이 성화를 들고 출발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 이틀을 앞두고 베이징 시내구간 성화봉송이 시작된 6일 텐안먼 정문에서 아홉번째 주자로 나선 농구스타 야모밍이 성화를 들고 출발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류샹의 몰락은 중국 스포츠 시스템의 냉혹함을 증명한다. 중국에서 선수들은 체계화된 훈련시스템의 지원을 받지만, 과학적인 재활시스템의 도움은 거의 받지 못한다. 지난해 심각한 발목 부상에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합을 강행했던 여자테니스 선수 정제는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부상이 영구화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코치가 출전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은퇴를 미룰 것을 요구받고, 일부 여자선수는 출산 직후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훈련장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이 가져다줄 부와 명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시스템을 지탱하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역도에서 은메달을 땄던 리줘는 “금메달을 따기만 하면 사회적 지위가 달라진다”며 “올림픽이 선수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으며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이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