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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다시봐도 행복한 ‘해피엔딩 13편’

등록 2008-08-24 19:42

엎어져 있는 상대를 뽑아들어 뒤집어 메쳤다. 유도 5경기 한판승으로 이긴 사내가 자기가 눕힌 상대들처럼 바닥에 엎어져 고개를 파묻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 좋았는데, 한국에 와보니 대우와 반응이 그게 아니었다”던 최민호는 “다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이었으나 지쳐 쓰러져도 행복했다”며 울었다. 자신의 29번째 생일 하루 뒤인 9일, ‘작은거인’(1m63) 최민호가 한국선수단 첫 금메달을 전한 것이다.

다음날. 귀에 헤드폰을 꽂고 나온 19살 박태환이 150m부터 1위로 치고나가, 자유형 400m 끝까지 선두를 내놓지 않았다. 박태환이 존경하는 선수였다던 그랜트 해킷을 한참 뒤로 밀어내고 들어온 것인데, 그러고도 “아직도 경기가 남아 있다”며 시상대에서 해맑게 웃었다.

그날 오후 천둥, 번개가 쳤다. 특별한 궁사 3명이 모인 ‘특출한 팀’ 한국여자양궁은 마지막 한발을 2점에 쏴도 이기지만, 10점을 꽂아 올림픽 6회 연속 우승을 했다. “한국선발전에선 지금보다 더 비바람이 쳐도 경기를 한다”는 그들인데, 이날의 폭우 정도야. 다음날 남자양궁 단체도 대회 3연패를 그냥 가져오면 싱겁다는 듯 마지막 한발로 이탈리아에 2점 차 승리를 거두는 짜릿한 승부를 즐겼다.

12일 사격 진종오는 2위와 0.2점 차로 우승하며 극도의 긴장감에서 빠져나온 뒤 “아내가 가장 보고싶다”며 자신의 ‘사랑’을 먼저 찾을 줄 아는 로맨티스트였다.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다”는 가능성 정도에 있었던 역도 사재혁은 13일 네 번이나 수술을 받았던 자신의 몸 위에 금메달을 들어올려 16년 만에 역도 올림픽 우승을 안겼다. 그 무게를 내려놓은 사재혁이 지금 이 순간 다시 손에 쥐고싶다고 말한 건 ‘낚시대’였다.

장미란(16일)은 용상 2차시기에서 이미 인상·용상 합계에서 기존 세계신기록을 4㎏이나 넘긴 상태였다. 또다른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깰 여지를 남기기 위해 3차시기에선 1㎏ 정도만 올릴 줄 알았으나, 그는 3㎏을 더 얹었다. “2차시기에서 신기록을 세웠다고 3차시기를 포기해도 되는 게 아니며, 도전은 나의 임무”라는 것이다. 세계신기록만 5개 세운 장미란은 미워할 수 없는 욕심쟁이다.

다음날, 7살 연상 누나 이효정과 배드민턴 혼합복식 짝을 이룬 20살 이용대가 날린 ‘윙크’는 엄마에게 했다고 하는데도, 수많은 누나들의 마음을 흔들고야 말았으니.

임수정, 손태진, 황경선, 차동민은 이제 한국 선수라는 이유로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태권도에서 ‘금빛’을 건져낸 뒤 감독의 품으로 달려갔고, 야구는 267명 한국선수들이 남긴 모든 감동을 모아 태극기를 마운드에 꽂았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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