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의 용’ 이용대 금의환향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27일 고향인 전남 화순에서 열린 카퍼레이드에서 김중수 감독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화순/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복식서만 강세, 왜?
짝꿍이 약점 보완…혼자보다 승산
짝꿍이 약점 보완…혼자보다 승산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20·삼성전기)는 26일 배드민턴 협회 환영행사에서 “단식으로 바꿀 생각이 없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단식에도 출전했었으나, 대표팀에서 복식전문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남자복식에도 나갔으나 1회전에서 떨어진 이용대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남자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이용대가 올림픽 혼합복식, 남자복식에서 모두 우승하겠다고 나선 건 한국 배드민턴이 ‘복식’에서 강세를 보여온 자신감도 한 몫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혼합복식 우승, 여자복식 은메달, 남자복식 동메달 등 복식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세번의 무릎수술을 딛고 출전한 여자단식 전재연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멈췄고, 한때 세계 1위에도 올랐던 남자단식 이현일은 선전을 펼쳤으나 3·4위전에서 중국 선수에 아깝게 졌다. 박성환도 세계 1위 린단(중국)과 16강에서 만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세 명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지만, 중국 벽에 막힌 것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박주봉과 짝을 이뤄 남자복식 금메달을 딴 김문수 삼성전기 코치는 “박주봉과 같이 복식에서 우승한 이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과 대등하게 할 수 있는 게 단식보다 복식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후 복식에 치중해온 면이 있다”고 했다. 이용대의 경우, 올림픽에서 단식과 복식에 동반 출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높은 복식에 주력하는 것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복식으로 나서면 전위보다 후위공격이 다소 떨어지는 이용대의 약점도 다른 짝궁이 보완해줄 수 있다. 김 코치는 “방수현이 여자단식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는 했으나, 여전히 단식의 경우 세계적인 선수와 격차가 있어 어린 선수들이 단식을 기피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 중인 이현일도 “세계 남자단식 선수층이 너무 두텁다”고 토로했다.
김학균 대표팀 단식전문 코치는 “이번 올림픽 단식에서 중국 벽이 높다는 걸 느꼈다. 우리 여자단식은 선수층이 너무 얕다. 단식을 하겠다는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코치는 “여자단식 황혜연, 김문희, 장수영, 배연주 등의 발전가능성이 높다. 과학적인 훈련으로 근력과 스피드를 보완하면 기대를 해볼만 하다”고 희망을 걸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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