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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다리 저어 ‘금빛’ 희망의 물보라

등록 2008-09-07 23:02

‘외다리’ 투아 접영 100m 금
얼마전 ‘비장애 올림픽’ 출전했던 그 선수

세계신기록 작성…남은 4개 종목도 ‘0순위’

100m는 너무 짧았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수영 마라톤(10㎞)에서 비장애인들과 당당히 겨룬 나탈리 뒤 투아(23·남아프리카공화국). 그가 50m를 돌았을 때 이미 다른 선수들은 한참 뒤에 있었다. 투아는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종목에서 벌써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투아는 7일 저녁 8시14분(현지시각)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여자수영 접영 100m에서 1분06초74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이 2006년에 세운 종전 기록 1분06초79에서 0초05를 단축했다. 이 기록은 비장애인 여자 접영 100m 종목에서 호주의 ‘단거리 여제’ 리스베스 트리켓이 보유한 56초73의 세계신기록과 아직 10여초 차가 있다.

이미 한달여 전 그는 수영 마라톤에 출전해 비장애인들과 겨뤘다. 2시간0분49초9 기록으로 10㎞를 헤엄쳐 16위를 기록했다. 1위와는 1분22초02 차이. 납작한 플라스틱 발은 물을 차서 몸을 힘있게 밀어줄 수 없었지만, 그는 “나에게 다리가 하나뿐이라는 것은 장애가 아니다”라고 했다. 왼다리가 없기 때문에 좌우 같은 균형으로 힘을 쓰면 몸이 왼쪽으로 간다. 왼다리에서 낼 수 없는 힘을 더 강한 왼팔 스트로크로 극복했다.

위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지난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깃발을 들고 다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 들어섰다. 한달여 전 “내 꿈은 올림픽 출전이었고 그 꿈을 이뤘다”며 이미 발을 디뎠던 곳이다. 투아는 다시 한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식 기수로 선정됐다. 한 선수가 장애·비장애 올림픽에 동시에 기수로 나선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번 장애인올림픽에선 자유형 50m와 100m, 접영 100m, 개인혼영 200m, 자유형 400m 등 다섯 종목에 출전한다. 모든 출전 종목에서 금메달 ‘0순위’ 후보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도 금메달 다섯, 은메달 하나를 따낸 바 있다.

그는 세 가지 꿈을 갖고 있다. 비장애인들과 올림픽에서 겨루겠다는 첫번째 꿈은 이미 이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휴일을 즐기는 것, 그리고 ‘무한정 달리고 싶다’는 두 가지 꿈도 곧 이뤄내고 말 참이다. “인생의 비극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할 목표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비장애인 올림픽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법률용어이자 공식용어는 ‘장애인’, 상대어는 ‘비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이 가장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단어이기도 하다. 종종 거론되는 ‘정상인’의 상대어는 ‘비정상인’으로, 의학적인 차이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어 최근엔 사용하지 않는다. 또 ‘일반인’은 ‘특정인’의 반대말이므로 적합치 않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열린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의 구분을 위해 ‘비장애인 올림픽’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패럴림픽-올림픽으로 나눠 부르기도 한다.

베이징/이완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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