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20·용인대)
지난 8월11일 올림픽 유도 은메달을 땄을 당시 왕기춘(20·용인대·사진)은 “몸을 좌우로 움직이지 못 한다”고 했다. 8강전에서 갈비뼈 10번 연골이 떨어져나가면서 뼛조각도 떨어지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뼛조각이 빨리 붙을 수 있게 자리를 잘 잡고 있었던 게 다행이었다. 재활 3개월, 정상 경기에 나오는데 6개월이 걸린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왕기춘은 “저 운동나가야 하는데요”라는 뜻밖의 얘기를 했다. 올림픽 당시 뼈가 붙는데 6주 정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던 왕기춘은 “욕심이 있으니까요. 운동하고 싶으니까요. 운동 나가는 선배들도 기다려서 빨리 가봐야 해요”라고 했다.
신임 유도대표팀 감독에 오른 정훈 용인대 교수는 “(방송출연, 행사 등 일정을) 다 털어버리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상체는 조심해야 하고, 조금 아프다고 해서 하체중심으로 가볍게 운동하고 있다.
후배들이 밀고올라올 수 있어서인지 운동에 욕심을 내고 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아침 러닝운동에도 꼭 참석하고 있고, 오후엔 유도장에 나와 하체운동 위주로 몸풀기를 하고 있다. 고향이나 서울시 행사 등 꼭 가야 하는 곳이 아니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시 매트에 섰지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나오는 전국체전(10월)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부상재발 우려가 있어서다.
그러나 정 감독은 “왕기춘이 11월 대통령배전국유도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회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한다. 부상의 고통을 참고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을 딴 왕기춘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