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완승 이형두 7득점 활약
공은 어지간해선 삼성화재 코트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번번이 거칠 것 없이 몸을 날리는 삼성화재 선수들의 손끝에서 튕기면서, 마지막엔 대부분 대한항공 코트로 떨어졌다. 마치 ‘이것이 삼성화재의 배구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선수들은 공·수에서 신들리게 움직였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신치용 감독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낼 만큼, 장내 아나운서가 “혼을 담은 플레이”라고 외칠 만큼 이날 삼성화재는 완벽에 가까웠다.
1라운드 전승의 대한항공과 프로 세 팀과 맞붙어 전패했던 삼성화재의 2008~2009 V-리그 2라운드 경기가 열린 10일 대전 충무체육관. 삼성화재는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드러냈다. “죽어도 이긴다”는 이형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삼성 선수들은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으로 대한항공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당황한 대한항공은 공격 실책(25개)을 쏟아냈고, 결국 삼성화재는 3-0으로 승리했다.
엘아이지 손해보험전(7일)에서 패한 뒤 정신무장을 다시 한 게 컸다. 신 감독은 8일 훈련을 쉬고 선수들과 함께 계룡산을 함께 오르면서, “자기가 아니라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하라”며 단합을 재차 강조했다. 최태웅은 “(엘아이지 손보전 패배 후) 감독님이 많이 혼내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산책을 같이 하면서 대화를 하셨다. 그 덕분에 선수들이 더 바짝 긴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06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2년째 재활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이형두(28)는 1세트부터 투입되며 어려운 수비를 여러차례 걷어내 팀승리의 밑돌을 놨다. 신치용 감독은 “당초 코치진과 손재홍을 레프트로 추천했으나, 승부수를 띄워야 할 것 같아 파이터 기질이 있는 이형두를 내보냈다”고 했다. 이형두는 약점으로 지적받는 서브받기와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고, 공격에서도 7득점을 올렸다. 안젤코가 19득점, 센터 신선호가 가로막기 넷을 합쳐, 10득점을 올렸다.
1라운드 공격성공률이 55.73%에 이르렀던 대한항공은 이날 40%에도 못미치는 공격성공률(38.82%)을 보였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가 때리는 것을 삼성화재가 거의 다 걷어냈다. 서브도 안 됐고, 선수들이 행동만 앞섰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패배로 대전 방문경기에서 삼성화재에 전패(11연패)를 당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시즌 개인 두번째 트리플 크라운(후위 넷·가로막기 넷·서브 셋)을 달성한 베타니아 데라크루즈(34득점)를 앞세운 지에스 칼텍스가 3-1,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배구 10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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