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그림자’ 짙게 드리운 스포츠계
시카고 컵스 매각…LPGA 후원사 5곳 잃어
국내 프로야구단도 예산 동결 · 삭감 압박
국내 프로야구단도 예산 동결 · 삭감 압박
미국의 실내미식축구(AFL) 기구는 최근 2009시즌 개막을 잠정적으로 미뤘다. 스폰서십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2009년 경기 개최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미국 스포츠계에 경제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는 모기업인 트리뷴컴퍼니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중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또한 구단매각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댈러스 카우보이스나 뉴욕 자이언츠(이상 NFL)는 새로운 구장의 이름으로 내걸 회사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미식축구기구는 지난주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하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 4차례나 우승한 전력이 있는 휴스턴 코메츠는 구단해체를 전격 결정했고, 미국프로농구(NBA)는 예전에 없던 시즌 티켓 할인에 들어갔다.
전적으로 스폰서에 의존하는 대회들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2009시즌 대회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엘피지에이는 올해에만 5개의 후원사를 잃었다.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 또한 내년 시즌 열릴 63개 투어 대회 중 6개 대회의 스폰서를 아직도 못 구하고 있다.
개인적인 후원도 끊기고 있는데, 제너럴 모터스(GM)는 이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후원을 올해로 끝내기로 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스포츠 단체 및 선수, 그리고 대회 후원으로 연간 5억달러(6450억원)를 쓰던 스포츠계의 큰 손이었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스폰서 비용으로 매년 30억원을 약속했던 부동산 개발업체 메트로코로나가 후원중단을 선언하고 지엠대우 또한 연간 20억원 수준의 지원을 잠정중단하겠다고 통보해 위기에 처했다. 두 회사가 지원하던 금액은 인천 유나이티드 1년 예산의 40%에 이르는 액수다.
인천 유나이티드 뿐만 아니라 대구·경남·대전 등 모기업이 없는 시민 구단들은 스폰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내년시즌 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단 또한 현재 모기업으로부터 내년 시즌 예산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미국에 비해 아직까지 체감온도는 낮지만, 내년시즌 경제불황의 골이 깊어지면 관중의 급격한 감소 등 한국 스포츠계에 불어닥칠 파장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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