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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3년 해프닝·진기록 5선

등록 2005-05-11 18:13수정 2005-05-11 18:13

‘규칙 깜빡’·‘황당 실수’
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볼넷인줄 모르고 안타치고, 내야수가 포수를 보고….

올해 프로야구 경기에서 웃지못할 해프닝과 진기록이 유난히 많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수백경기씩 치르다 보면 예기치않은 상황이 벌어지거나 희귀한 기록이 나오기 마련이다. 양념처럼 등장하는 해프닝과 진기록이 있어 야구는 더욱 즐겁다. 요절복통할 프로야구 역대 해프닝과 진기록 다섯가지를 뽑아봤다. 다섯가지 모두 97년에 집중된 것도 희한한일이다.


① 낫아웃인데 종료 선언
경기 속개뒤 승부 뒤집어


◇ 경기 끝난 뒤 역전= 97년 8월23일 삼성-쌍방울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종료 벨이 울린 뒤 경기가 재개됐다가 역전되는 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1-4로 뒤진 쌍방울의 9회초 마지막 공격. 대타 장재중이 2사 1, 2루 볼카운트 2-1에서 삼성 투수 김태한의 4구째 원바운드 공을 헛스윙했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 그런데 김동앙 주심은 경기 종료를 선언했고, 삼성 포수 김영진은 타자를 태그하라는 백인천 감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을 관중석으로 던지는 팬 서비스 만점의 순발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쌍방울에는 김영진보다 더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김성근 감독. 김 감독은 고개를 숙인 채 덕아웃으로 걸어오는 장재중을 향해 1루로 뛰라고 소리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김 주심을 낚아챘다.

난처해진 김 주심은 4심 합의 판정을 번복하고 경기 속개를 선언했다. 그런데 쌍방울은 이 때부터 타선이 폭발해 경기를 6-4로 뒤집었다. 경기가 끝난 줄 알고 유니폼을 벗었던 김태한은 졸지에 패전투수가 됐다.

② 포수 뼈아픈 ‘알까기’… 퍼팩트경기 ‘와르르’

◇ 낫아웃으로 날린 퍼펙트경기= 한화 정민철은 97년 5월 23일 대전에서 오비(현 두산)를 상대로 8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다음 타자는 오비의 4번 타자 심정수. 정민철은 심정수를 맞아 투스트라이크까지 잡은 뒤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런데 그 순간, 포수 강인권이 공을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결국 심정수는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1루에 출루했고, 정민철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이후에도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정민철은 프로야구 9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③ 심판에 던진 참외… ‘코끼리 감독’머리 명중

◇ 감독님 머리 위로 날아간 참외= 뙤약볕이 내리쬐던 97년 6월 29일 엘지와 해태의 잠실 경기. 3회말 1사 2루에서 엘지 심재학이 타석에 들어섰다. 해태 투수 강태원의 인터벌은 정말 길었다. 날은 푹푹 쪘다. 참다 못한 심재학이 김병주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 타석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주심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태원은 상황을 모른 채 공을 던지려다가 타자가 보이지 않자 동작을 멈췄다. 주심은 인플레이 상황이라며 보크를 선언했다. 해태 김응용 감독이 득달같이 달려나왔다.

‘이게 왜 보크냐’며 막 핏대를 올리려는 순간, 3루쪽 관중석에서 슝~하며 참외 하나가 날아들었다. 해태 응원석에서 날아들었으니 심판을 겨냥했음이 분명했다. 그런데 참외는 김 감독의 뒤통수에 정통으로 꽂히며 산산이 부서졌다.

‘아뿔싸! 하필이면 우리 팀 감독님 머리에 맞다니….’ 참외를 던진 관중은 아마도 이렇게 중얼거리며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④ 연타석 만루홈런… 부정방망이 시비로 번져

◇ 연타석 만루홈런은 압축방망이 덕?= 97년 5월 3~5일 대구에서 1위 엘지와 맞붙은 삼성은 3연전 49득점에 1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정경배는 4일 연타석 만루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세웠다. 열이 오른 엘지 천보성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사용한 미국산 검정색 미즈노 방망이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제의 방망이는 한국야구위원회가 미국 애틀랜타의 미즈노 공장까지 직접 방문하는 등 한달여의 조사 끝에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⑤ 9회말 동점 주자만루… 타격방해로 끝내기

◇ 끝내기 타격방해= 97년 6월27일 삼성 대 한화의 대구경기에서 끝내기 타격방해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삼성은 9회말 6-6 동점에서 1사 만루의 황금같은 기회를 맞았다. 정경배는 볼카운트 1-1에서 구대성의 3구째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 순간 문승훈 주심은 포수 강인권의 타격방해를 선언했다. 이 타격방해로 삼성은 3회까지 1-6으로 뒤지던 경기를 7-6으로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23년 동안 끝내기 보크는 4차례, 끝내기 포일(포수가 투구를 잡지 못함)도 5차례가 나왔지만 끝내기 타격방해는 이때 딱 한 번 뿐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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