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협(동부)이 2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막판 자유투 성공 동부 ‘승’
‘퇴장 8명’ 진기록 쏟아져
‘퇴장 8명’ 진기록 쏟아져
프로농구 역대 첫 5차 연장 대혈전이었다. 경기 시간만 3시간13분이 흘렀고, 5반칙 퇴장 선수는 양팀 24명 엔트리 중 3분의 1인 8명이나 됐다. 267득점도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259점·1997년 11월19일 동양-SK전 3차 연장)이었다.
주전 대부분이 코트 밖으로 물러난 연장전에서 동부엔 ‘자유투의 귀재’ 강대협(30점)이 결국 역사적인 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강대협은 지친 삼성 선수들을 상대로 골밑을 파고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에게 자유투 기회가 찾아왔고, 막판 얻은 슛을 모두 성공시켰다. 그의 활약에 30여분간 나홀로 골밑을 지키던 에런 헤인즈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원주 동부가 2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삼성과 연장 대혈전 끝에 135-1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눈엣가시’를 뽑아내자 승리가 찾아왔다. 동부는 이번 시즌 3전패를 안겼던 삼성의 테런스 레더(26점·6튄공잡기)를 잡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크리스 다니엘스로 교체했다. 그가 4쿼터 종료 2분 전, 레더를 5반칙으로 코트 밖으로 몰아냈다. 그러는 사이 동부의 웬델 화이트는 4차 연장에서 퇴장당할 때까지 41점·6튄공잡기로 맹활약을 펼쳤다. 전창진 동부 감독은 경기 뒤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며 “역사적인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고 했다.
삼성에선 애런 헤인즈(33점·13튄공잡기)가 2차 연장에만 9득점을 올리는 등 무려 30여분 동안 동부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상대로 나홀로 분전했고, 15점·11도움주기·8튄공 ‘트리플 더블급’의 이상민도 활약했지만 빛이 바랬다. 동부(23승10패)는 이번 시즌 삼성을 상대로 3전패 끝에 승리를 거두고, 2.5경기 차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시즌 전구단 상대 승리 구단도 됐다. 삼성(18승15패)은 창원 엘지(LG)와 공동 4위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선 프로농구연맹(KBL) 집계 시스템이 연장 4차전까지만 가능해 정확한 기록에 어려움을 겪는 돌발 상황도 벌어졌다.
한편, 서울 에스케이(SK)는 부산 방문경기에서 케이티에프(KTF)를 74-70으로 꺾었다. 에스케이(14승19패·9위)는 김기만이 1점차 앞서던 경기 막판 자유투 3개를 차분히 쓸어담아 승리를 지켰다. 케이티에프(9승26패·10위)는 3점슛 23개를 던져 3개밖에 넣지 못하는 골 가뭄에 시달리면서 10승 달성을 또 미루게 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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