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캐피탈과 23일 시범경기
켑코45(한국전력)와 우리캐피탈은 프로배구 나이로 치면 한살배기도 안 된다. 켑코45는 전통은 오래 됐으나 작년까지는 아마추어팀이었다가 올 시즌 처음 프로구단이 됐다. 남자배구 막내 우리캐피탈은 올 시즌에 앞서 13년 만에 탄생한 신생구단. 프로배구 막내라 할 수 있는 두 팀이 23일(오후 3시·올림픽 제2체육관) 열리는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인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우리캐피탈은 미디어데이를 통해 시범경기 1승을 올릴 수 있는 팀으로 켑코45를 꼽았었다. 우리캐피탈 박희상 코치는 “켑코45도 외국인선수가 없기 때문에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올시즌 전력이 탄탄해진 상무보다는 켑코45를 프로 첫승 제물로 삼겠다는 각오다. 주전세터 이동엽이 갑작스레 부상을 당해 세터-공격수들간의 호흡에 문제가 생겼으나, 센터 신영석 등 신인선수 9명의 젊은 패기를 앞세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16전 전패를 당하고 있는 켑코45는 첫 승리가 간절하다. 시범경기 승패는 정규시즌 성적에 반영이 안되지만, 승리만으로 선수들의 사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공정배 켑코45 감독은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캐피탈 선수들의 지명도가 우리보다 낫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기존에 정규리그에서 뛰던 팀인데 신생팀에 지면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공 감독은 “(경험없는 신생팀인) 우리캐피탈에 지면 앞으로 배구하지 말아야지”라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켑코45와 우리캐피탈 경기는 형제대결로도 관심을 모으는데, 켑코45 센터 최귀동(25)과 우리캐피탈 레프트 최귀엽(23·인하대 졸업예정)이 형제지간이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형제가 나란히 선수로 뛰는 것은 처음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