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선수
무리한 행사참석 요구에
“훈련 전념할 수 있도록…”
언론사에 호소편지 보내 “훈련에만 전념하게 해주세요.” 한국 역도 스타 장미란의 호소다.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오는 11월 열릴 2009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15일 ‘역도 선수 장미란이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2장 분량의 글을 언론사에 보냈다. 장미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크고 작은 행사 참석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장미란의 소속팀인 고양시청 최성용 감독은 “좋은 취지의 행사 홍보 요청을 다 거절할 순 없지만 훈련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며 “하지만 장미란 선수나 소속팀 감독과 상의도 않은 채 마음대로 행사에 참여한다고 발표해 장미란 선수의 입장이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 예로, 충남 태안군에서 4월24일부터 열린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장미란의 부모와 접촉한 뒤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언론에 장미란 선수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조직위 쪽은 “소속팀(고양시청)과 협조해야 하는 것을 생각 못했다. 훈련과 컨디션에 지장이 있다고 해서 섭외를 안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16일 열리는‘서울시 간접흡연제로 건강걷기대회’도 마찬가지다. 장미란의 뜻과 상관없이 ‘장미란 선수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는 보도가 나갔다. 이에 안면도 꽃박람회 조직위와 고양시에서 항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대회 박연규 대표는 “좋은 행사이기에 홍보대사 요청을 했는데 장미란 선수 및 소속팀과 제대로 합의하지 않은 게 문제였던 것 같다”며 “우리 실수”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연말께는 ‘여고 역도부 이야기를 다룬 <킹콩을 들다>에 장미란 선수가 카메오로 참여하게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보를 담당하는 ‘영화사 숲’ 관계자는 “당시 대한역도연맹과 접촉은 했지만 경기 일정이 있다고 해 섭외가 안됐다”며 “공식 발표한 적이 없는데 보도가 앞서 나와 영화사 쪽도 난감했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이런 일들을 편지에 쓰면서 “사전 협의도 없었던 행사에 참석을 요구한다면 매일 훈련을 하는 저로서는 참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참하면 무책임하게 보일까 봐 고민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고 더 열심히 훈련하고 생활하는 것이 한국 역도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변치 않는 성원과 응원을 부탁한다”며 글을 맺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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