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하키대표팀 조명준 감독
[36.5℃ 데이트] 남자하키대표팀 조명준 감독
축구선수를 꿈꾸던 학생은 운동을 잘한다는 이유로 중2 때 하키 스틱을 잡게 됐다. 이후 1991년부터 하키 국가대표 수비수, 한국체대 남자하키팀 감독, 대표팀 코치 생활까지 쉴 틈 없이 하키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그런 그에게 어려움이 찾아왔다. 아시아하키선수권대회가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자하키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것이다. 선수들은 3월 말 전국봄철하키대회를 마치고 보름이나 쉰 상태였다.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주축 선수 5명은 리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강호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상의 전력을 가지고 나왔다. 지난달 21일 조명준(39) 감독의 첫 대표팀 감독 생활은 악조건 속에서 시작됐다. 일각에선 비교적 나이 어린 감독에게 불안한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감독 맡고 20일만에 아시아선수권 우승 쾌거 이뤄
“선수들 ‘생각하는 하키’ 하게 만드는 게 감독 역할” 하지만 대표팀은 말레이시아 쿠안탄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하키선수권대회(5.9~16) 결승에서 파키스탄에 1-0으로 승리하며 1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는 쾌거를 이뤘다. 내년 3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8회 세계남자월드컵하키선수권대회 출전 자격도 손에 쥐게 됐다. “한국체대 감독 시절부터 이끌던 선수들이 절반 이상입니다. 또 4년 동안 대표팀 코치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죠. 부담은 됐지만 자신은 있었습니다.”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대표팀 코치로 4~5시간씩 상대팀 전력을 분석하고, 선수들과 필드에서 같이한 경험이 감독으로서 큰 자산이 됐다.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했다고 그를 ‘자상한 형’으로 보는 것은 오산이다. 그는 필드에 서면 무섭고 엄격한 감독으로 변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선수들은 엄벌합니다. 선수들이 저보고 무섭다, 차갑다라고 해요.” 물론 그가 권위적인 감독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선수들이 ‘생각하는 하키’를 할 수 있게 소통하고 지원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경기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전·후반 70분 동안 16명의 선수들이 쉴새없이 돌아가며 경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하키의 재미죠.”
사고 친 초보감독 “환경 탓은 그만”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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