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7년만에 정상
코비, 샤킬 그늘 벗고 MVP
필 잭슨 감독, 첫 10회 우승
코비, 샤킬 그늘 벗고 MVP
필 잭슨 감독, 첫 10회 우승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코비 브라이언트(31)와 필 잭슨(64) 감독은 서로를 깊이 끌어안았다. 4년 전 엘에이의 재건을 위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엘에이 레이커스가 15일(한국시각) 미국 올랜도 암에이 아레나에서 열린 2008~2009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올랜도 매직과의 5차전에서 99-86으로 승리하며 4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보스턴 셀틱스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엘에이는 2001~2002 시즌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15번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2000~2002년 3년 연속 우승으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잭슨 감독과 브라이언트는 2005년 잭슨 감독이 엘에이에 복귀하면서 다시 만났다. 잭슨 감독은 샤킬 오닐(37·피닉스 선스)이 떠난 엘에이를 다시 정상에 올려놔야 할 임무를 맡게 됐다. 브라이언트의 과제도 마찬가지. 문제는 과거의 악연이었다. 브라이언트는 오닐과의 불화로 감독과 종종 충돌하곤 했다. 잭슨 감독 역시 자서전에서 브라이언트를 ‘지도하기 힘든 선수’라고 언급하는 등 둘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목표가 같았던 둘은 4시즌 동안의 담금질을 통해 꿈을 이뤘다. 잭슨 감독은 미국 프로농구에서 처음으로 10차례 우승한 감독이 됐다. 그는 시카고 불스 시절 마이클 조던과 함께 6차례, 브라이언트-오닐 콤비와 3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코비는 4번째 우승 반지를 끼며 오닐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 결승 5경기에서 평균 32.4득점, 5.6리바운드, 7.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지난 3년 연속 우승 시절 샤킬 오닐에 번번이 양보했던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경기 뒤 브라이언트는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고 기뻐했다. 잭슨 감독에 대해서는 “그는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5차전은 엘에이의 완승이었다. 엘에이는 1쿼터를 26-28로 뒤졌으나 36-40으로 뒤진 2쿼터 중반 연속 16점을 몰아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엘에이는 3쿼터 중반 이후 올랜도의 추격을 물리치고 10점 이상 점수차를 유지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브라이언트(30점)를 비롯해 파우 가솔(14점 15리바운드), 라마 오돔(17점 10리바운드)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도 돋보였다.
올랜도는 팀의 중심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24)가 11점(10리바운드)에 그친데다 3쿼터 종료 1분14초를 남기고 5반칙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게 뼈아팠다. 올랜도는 1994~1995 시즌 이후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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