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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스포츠 정신은 정의를 외친다

등록 2009-06-28 22:14

녹색밴드를 찬 채 출전한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
녹색밴드를 찬 채 출전한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
이란 축구팀 사태로 돌아본 스포츠의 정치적 표현
미 흑인 육상선수 ‘인종차별 항의’…FC바르샤 ‘반전 전통’
이란축구협회는 27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FIFA)에 “정부의 압력은 없었다”는 원론 수준의 답변을 보냈다. 지난 17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출전했던 이란 축구의 영웅 메디 마다비키아(32)와 알리 카리미(31) 등 일부 선수가 며칠 뒤 갑자기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이 25일 이란축구협회에 해명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언론들은 이들이 한국과 경기 당시 이란의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무사비를 상징하는 녹색 밴드를 손목에 차고 경기장에 나선 것에 대한 보복 조처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나토는 공격을 중단하라”고 쓴 속옷을 보여주고 있는 마니치.
“나토는 공격을 중단하라”고 쓴 속옷을 보여주고 있는 마니치.
올림픽헌장 51조 3항에는 “올림픽경기장, 관련 지역 등에서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행위나 시위행위가 금지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올림픽뿐 아니라 다른 경기에서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해왔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육상 남자 200m 금·동메달리스트 미국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끼고 주먹을 하늘로 뻗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던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이들은 메달을 박탈당하고 미국에 돌아와 살해 위협에 시달릴 정도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400m 계주 우승자인 와이어미아 타이어스는 “내 금메달을 이들에게 바친다”며 스미스와 카를로스를 지지했고, 모두 백인으로 구성된 미국 조정팀은 둘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 스포츠에서도 정치적 의사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스페인 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클럽 에프시(FC) 바르셀로나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경기장에 ‘전쟁 반대’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선수들은 ‘평화를 위한 바르사’(EL Barca PER LA PAU)라고 쓰여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세력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로 건너
위쪽부터 멕시코올림픽 시상대에서 검은 장갑을 낀 채 손을 들고 있는 토미 스미스. ‘평화를 위한 바르사’란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은 FC바르셀로나 선수들.
위쪽부터 멕시코올림픽 시상대에서 검은 장갑을 낀 채 손을 들고 있는 토미 스미스. ‘평화를 위한 바르사’란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은 FC바르셀로나 선수들.
가 경기를 한 역사도 가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푸에르토리코 출신 왼손 거포 카를로스 델가도(37·뉴욕메츠)는 2004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7회 공수교대 때 야구장에 연주되던 <갓 블레스 어메리카>(God Bless America)에 기립하지 않고 더그아웃을 묵묵히 지켰다. 이 노래는 9·11 테러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연주하던 노래다. 그는 관중들의 야유에도 이라크 전쟁과 미국 공군의 푸에르토리코 섬 미사일 폭격훈련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국내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 공습이 한창이던 1999년 봄 프로축구 유고 출신 골잡이 샤샤(39·당시 수원)와 마니치(37·당시 부산)가 골을 성공시킨 뒤 ‘NATO, Stop Assail’(나토는 공격을 중단하라)이라는 글이 적힌 자신의 속옷 셔츠를 내보이는 세레머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역대 두 번째 500도루에 1개만을 남겨뒀던 기아 이종범(39)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중에 기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장례식이 끝난 뒤인 지난 5일 도루를 성공시켰다. 미국 프로야구 추신수(27·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고자 경기중 검은 리본을 착용하려 했지만 구단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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