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비너스의 ‘3년 연속우승’ 막아
비너스-서리나 윌리엄스 자매의 윔블던 결승 4번째 맞대결에서 동생 서리나 윌리엄스(28·세계 2위)가 웃었다. 비너스 윌리엄스(29·세계 3위)는 동생과 출전한 여자복식 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서리나는 4일(한국시각)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언니 비너스를 2-0(7:6/6:2)으로 꺾고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세 번째 윔블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메이저대회 맞대결에서 6승5패(결승전 5승2패)로 앞서고, 언니가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이룩한 동생이지만 그 동안‘윔블던의 여왕’은 언니 비너스에게 양보해야 했다. 비너스는 윔블던 5회 우승 및 2007·2008년 2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1차전부터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하기도 했다. 비너스가 이날 승리했다면 통산 6회 우승과 함께 1991~1993년 우승자 슈테피 그라프(40·독일) 이후 3연패를 달성한 첫 번째 선수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서리나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언니에게 진 것을 설욕하면서 윔블던 3번째 우승은 물론, 호주오픈 이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과 통산 11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도 가져갔다.
두 자매는 1세트 90%의 첫 서브 성공율을 보이며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2세트도 게임스코어 2-2까지 팽팽하게 진행됐지만 체력의 한계를 보인 비너스가 실책 11개로 내리 4게임을 내줬다.
서리나는 “늘 언니가 우승했던 곳이라 믿기지 않는 결과”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고, 비너스는 “서리나가 정말 잘했다, 그녀는 최고의 게임을 했다”며 축하했다. 서리나는 “4개의 그랜드슬램 대회 가운데 3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면 세계 1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자프로테니스 투어(WTA)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두 자매가 한 팀이 되어 호주의 서맨사 스토서-르네이 스터브스 짝을 2-0(7:6/6:4)으로 꺾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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