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대표팀 양희종(오른쪽)이 10일 중국 톈진체육관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흐르는 볼을 다투고 있다. 톈진/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선수권 결선 1차전 쿠웨이트에 78-58 압승
중국, 경기일정 들쭉날쭉 배정…“컨디션 엉망” 원성
중국, 경기일정 들쭉날쭉 배정…“컨디션 엉망” 원성
제25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이 개최국 중국의 ‘경기시간’ 횡포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 스리랑카, 필리핀과의 예선 조별리그 세 경기를 각각 오후 2시(현지시각), 아침 9시, 밤 9시에 치렀다. 들쭉날쭉한 경기시간 때문에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보통 경기시간 3~4시간 전에 식사를 해야 하는데, 스리랑카와의 아침 9시 경기 때는 새벽 밥을 먹고 경기장에 나왔다. 허재 감독은 “김주성과 양동근 등은 새벽 5시에 밥을 해 먹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반면 개최국 중국은 예선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저녁 7시 황금시간에 치렀다.
10일부터 시작된 결선리그 경기시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애초 세 경기 모두 아침 9시에 배정받았다. 한국선수단이 항의하자 대회 조직위는 경기시간을 다시 짰다. 그런데 한국이 재배정받은 시간은 아침 9시(쿠웨이트), 오후 4시(대만), 밤 9시(이란)다. 반면 중국은 애초 오후 4시로 돼 있던 경기시간을 세 경기 모두 저녁 7시에 배치했다.
김동광 부단장은 “아무리 개최국이라지만 중국의 횡포가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훈련시간도 경기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배정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쿠웨이트 전을 앞두고 9일 저녁 8시에 훈련을 한 뒤 10일 아침 9시에 경기를 치렀다.
국내 프로리그에서 저녁 7시 경기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은 엉망이 됐다. 한국은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이 18%(22개 중 4개)에 그쳤고, 10일 쿠웨이트전에서도 전반전 2점슛 성공률이 27%(11개 중 3개)에 머물렀다. 대회 첫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펄펄 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한국은 10일 예선 전적을 안고 싸우는 결선리그 첫 경기에서 양동근·양희종·강병현이 3점슛 3개씩을 터뜨리며 쿠웨이트를 78-58로 꺾고 3승(일본·필리핀전 승리 포함)을 기록했다. 한국은 11일 오후 3시(한국시각) 정광석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대만과 결선리그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톈진/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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