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5시3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피겨 여왕’ 김연아가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공항/ 연합뉴스
쇼트프로그램에 007 음악
아이스쇼 참석차 11일 귀국
아이스쇼 참석차 11일 귀국
10대의 연아가 조용하고 낭만적인 감성으로 세상과 만났다면, 스무 살의 연아는 당당함과 파격으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다.
‘피겨여왕’ 김연아(19)가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새 배경음악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14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아이스올스타즈쇼를 위해 11일 오전 귀국한 김연아는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음악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테마곡, 프리스케이팅 음악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라고 밝혔다. 새 시즌에는 당당하고, 힘이 넘치는 성인의 매력을 뽐내는 연기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쇼트프로그램에 쓰일 음악은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007 시리즈 배경음악을 메들리 형식으로 묶은 것이다. 제임스 본드가 등장할 때 흐르는 유명한 테마곡과 <위기일발>, <선더볼트> 등 007 시리즈의 음악들이 어우러진다. 강한 리듬과 화려한 편곡이 특징으로, 피겨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 곡이다. 그동안 <록산의 탱고>(06~07시즌), <죽음의 무도>(08~09시즌) 등 격정적이면서 클래식 음악의 전개를 따르는 음악들로 연기해온 것에 견줘서도 의외의 선택이다. 김연아는 “처음에 데이비드 윌슨 코치에게 제임스 본드 주제곡이라는 말을 듣고 ‘아, 글쎄 …’라는 생각도 했지만 음악을 계속 듣다 보니 평소에도 들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프리스케이팅 음악은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1~3악장 가운데 1·3악장을 편곡해서 만들었다. 경쾌하고 변화가 심한 리듬이 특징인 곡이다. <미스 사이공>(07~08시즌), <세헤라자데>(08~09시즌)처럼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대표되는 음악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연아는 “팬들이 지난 시즌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사랑해 조금 부담도 되지만 최고의 프로그램을 추구했던 만큼 만족한다”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각오를 밝혔다.
김연아는 아이스쇼 참가 뒤 쉴 틈도 없이 17일 캐나다로 돌아간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김연아의 최근 3년 배경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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