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강호 레바논과 4강다툼
제25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이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은 결선리그 E조 1위 자리를 놓고 이란과 일전을 벌였으나 66-82로 크게 졌다. E조 2위가 된 한국은 14일 밤 10시(한국시각) F조 3위 레바논과 4강 진출을 다툰다. 그러나 레바논은 최강 중국에게 3점 차로 패하는 등 쉽지 않은 상대다.
한국은 애초 하승진(24·KCC)과 방성윤(27·SK)을 보강하면서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허울 뿐이었다. 각각 골밑과 외곽을 책임져야 할 두 선수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란전에서 하승진은 상대 하메드 하다디(2m18)에게 완전히 밀렸고, 방성윤은 3점슛 4개와 2점슛 2개를 모두 놓치며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여기에 두 선수를 뒷받침해야 할 귀화선수 이동준(29·2m)과 슈터 이규섭(32·1m98)은 거듭되는 부진으로 거의 출전조차 못 하고 있다.
가드진도 한국팀 부진을 부채질했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주희정(32·SK)은 허리 통증으로 이란전에서 슛 한 번 쏴보지 못했다. 양동근(28·모비스)과 이정석(27·삼성)이 분전하고 있지만, 골밑이 받쳐주지 못한 상황에서 1m80과 1m83의 작은 키로는 돌파에 한계가 있었다.
8강 상대 레바논은 아시아선수권에서 최근 2회 연속 준우승한 강팀이다. ‘아시아의 마이클 조던’ 파디 엘 카티브(30)가 노쇠했고 센터 조 보겔(36)이 은퇴했지만, 미국-레바논 이중국적인 잭슨 브로먼(28·2m8)과 맷 프레이즈(29·2m8)가 카티브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추일승 전 케이티에프(KTF) 감독은 “가드진의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에 변화가 없어 고전하고 있다”며 “하다디같은 큰 선수가 없는 레바논전에서는 하승진에게 수비가 몰린 사이 외곽으로 적절히 공을 빼준다면 내·외곽이 모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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