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우리가 진 것은 한국과 덴마크의 핸드볼 열기 차이 때문이다.”
지난해 8월29일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에서 덴마크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34로 비긴 뒤 승부던지기에서 아쉽게 패한 임영철 한국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9개월이 흐른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한국은 덴마크와의 재대결에서 28-24로 가볍게 이겼다. 경기 뒤 임 감독은 “오늘은 많은 관중들이 보내준 성원 덕분에 이겼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4천여명(주최쪽 추산)의 관중이 들어찼다. 핸드볼협회가 단체동원을 한 것도 아니다. ‘아테네 명승부의 추억’을 잊지 못한 팬들이 제 발로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텔레비전 생중계도 따라붙었다. 평일 저녁시간대에 핸드볼을 생중계한 것은 올림픽 때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경기 내내 목이 터져라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던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뒤 코트로 내려와 선수들에게 사인공세를 폈다. 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려 부축을 받고 나가던 ‘주포’ 이상은도 팬들의 사인공세에 아픔은 잊은듯 했다.
핸드볼협회는 27일부터 용인에서 시작된 ‘경남아너스빌컵 국제여자핸드볼대회’에도 많은 관중이 찾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8년과 92년 올림픽 2연패 이후 10여년만에 찾아온 핸드볼 열기에 핸드볼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