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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15분, 바람과의 밀회

등록 2009-09-08 19:24

박춘경 조종사와 이승준 기자가 탄 패러글라이더가 5일 강원 춘천 대룡산 위에서 날개를 펴고 유유히 떠가고 있다.    사진 생활체육패러글라이딩 서울시연합회 제공
박춘경 조종사와 이승준 기자가 탄 패러글라이더가 5일 강원 춘천 대룡산 위에서 날개를 펴고 유유히 떠가고 있다. 사진 생활체육패러글라이딩 서울시연합회 제공
[나도해볼까] 패러글라이딩
최적 비행시간 낮 12~2시
열기류 타고 높이, 더높이
“복 받으셨어요. 오늘 기상이 비행하기에 딱입니다.”

생활체육패러글라이딩 서울시연합회 박춘경(38) 회장의 밝은 목소리도 긴장한 나머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해발 620m의 춘천 대룡산 아래를 내려다보자 다리가 풀린다. 산 정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서늘하기만 하다.

“뛰세요, 앞으로! 앞으로!” 뒤에 탄 박 회장의 말에 따라 10m를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허전한 발밑에 대한 두려움은 찰나, 어느새 몸은 하늘 위를 날고 있다. 저 멀리 춘천시내의 전경과 소양강 강줄기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귓가로 불어오는 바람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둘이 타는 ‘탠덤 비행’ 15분 동안 2.5㎞를 날아 착륙장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패러글라이딩의 생명은 바람이다. 바람이 비행 방향 뒤에서 불 경우 10~12m 길이의 캐노피(날개 역할)가 펴지지 않아 뜰 수가 없다. 바람속도가 시속 20~25㎞를 넘거나, 10㎞ 이상의 차이로 변덕을 부려도 비행을 금지한다. 박 회장은 “시간대별 바람의 변화를 기상대에 확인하지만 수시로 바람이 바뀌어 기다릴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비행 최적시간은 낮 12시~오후 2시 사이다. 오전 동안 데워진 공기가 상승해 생성된 기류를 타고 더 높이, 더 많은 시간을 비행할 수 있게 된다. 초보자들은 1000m 이하를 10~20분 이내로 날지만, ‘선수급’은 1~2시간을 하늘에서 보내며 최고 2000m를 올라가 30~40㎞를 비행한다. 박 회장은 “기류의 흐름을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비행시간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 목표 고도 이를 때 ‘짜릿’ 1998년 특수부대를 전역한 뒤 패러글라이딩을 잊지 못한 박 회장은 ‘비행의 길’에 다시 들어섰다. 6년간 대법원에서 경비관리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이제 6살배기 이란성 쌍둥이 아들과 딸을 앞에 태우고 비행의 재미를 즐긴다. “스트레스를 잊고 하늘을 나는 일에 집중할 때가 최고다. 원하는 고도로 올라갔을 때의 희열감은 말로 표현 못한다.” 박 회장은 “아이들도 벌써 4~5번 비행했는데 정말 좋아한다. 온 가족이 같이하는 레포츠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소라(29)씨는 대학 때부터 ‘비행’을 꿈꾸다 졸업 후 자리를 잡은 뒤 패러글라이딩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무거운 장비를 챙기는 게 귀찮지만, 하늘에 떴을 때 기분은 환상적”이라며 웃었다. 양성진(37)씨는 “기다림과 자제력을 알게 해주는 스포츠”라며 “하늘을 날면 다른 스포츠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바쁜 일상 가운데 2주에 한 번씩은 ‘하늘’을 찾고 있다. 전국적으로 2만여명의 동호인들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 평상심 유지가 중요 “소심한 분은 대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다혈질인 사람은 성질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박 회장은 물론 다른 동호인들도 ‘평상심’을 강조했다. 욕심은 금물이다. 자신의 기량과 바람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비행에 나설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 박 회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교육을 받고, 숙련된 교관의 지시만 따른다면 패러글라이딩은 안전한 스포츠”라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주일 동안 매일 3~4시간의 이론과 실습교육을 성실히 받으면 초보자들도 혼자 비행을 시작할 수 있다. 교관과 함께 2인승 비행으로 하늘을 나는 재미를 즐길 수도 있다. 정규 교육을 이수하면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데, 초·중급자용(300만원선)과 고급자용(400만원 이상)이 있다. 생활체육전국패러글라이딩연합회 (02)421-7330. 춘천/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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