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이창환(왼쪽)과 주현정이 손을 높이 들며 기뻐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주현정·이창환 우승…한국 리커브 금메달 4개 독식
3엔드까지 두 차례 역전과 여섯 차례 동점을 거듭하던 숨막히는 승부. 4엔드 첫 발도 나란히 9점을 쏘았다. 남은 화살은 두 발. 곽예지(18·대전체고)가 먼저 9점을 쏘았다. 호흡을 가다듬은 주현정(27·현대모비스)은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았다. “와~!”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곽예지는 마지막 화살을 9점과 10점 사이에 꽂았다. 판정은 뒤로 미뤄졌다. 주현정의 마지막 차례. 9점을 쏘면 연장전이었다. 구자청 감독은 “10점은 보너스다. 크게 보고 쏘라”고 주문했다. 화살을 쏘고 돌아선 주현정은 활짝 웃었다.
9일 울산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 마지막날 여자 리커브 결승. 주현정이 곽예지를 113-112, 한 점 차로 제치고 대회 첫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주현정은 “감격스러워 말이 안 나온다. 경기장에 도착해 관중들 응원소리를 듣는 순간 긴장이 풀렸고 느낌이 좋았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탈락에 이어 이번 대회 예선 1위를 기록하고도 은메달에 머문 곽예지는 “서운하긴 하지만 은메달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부 결승에서도 형이 아우를 눌렀다. 국제대회에서 한번도 개인전 우승이 없었던 이창환(27·두산중공업)은 개인전 2연패를 노리던 임동현(23·청주시청)을 113-108로 제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창환은 “월드컵 때는 타깃 뽑는 요원을 하기도 했다. 남 몰래 많이도 울었다”며 감격해 했다.
남자 3명, 여자 2명이 4강에 오른 한국은 외국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남녀 모두 금·은메달을 확보한 채 결승을 치렀다. 오진혁(28·농수산홈쇼핑)은 3-4위전에서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빅토르 루반(세계 1위·우크라이나)에 1점차로 졌다.
한국은 전날 남녀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리커브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해 이번 대회 금 4개, 은 3개를 땄다.
울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