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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행복하지만 고독해…마흔에 담배를 시작하다

등록 2009-09-11 18:52수정 2009-09-12 00:17

강동희(43) 동부 감독
강동희(43) 동부 감독
동부 ‘초보감독’ 강동희
“높이보단 속도로 승부”




“시간이 참 빠릅니다.”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 중 모처럼 휴식을 맞은 11일, 강동희(43) 동부 감독은 초보 사령탑의 바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4월 부임 뒤 국내 선수단 정비, 외국인 선수 선발, 태백 전지훈련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다음달 시범경기는 코 앞에 와 있다. 그는 “(김)주성이는 대표팀 때문에 자리를 자주 비웠고, 마퀸 챈들러는 발목이 안 좋아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동부에서 4년여간 코치생활을 했지만 감독 앞에는 ‘숙제’가 너무 많다.

강 감독의 제1과제는 이전 감독인 전창진 케이티(KT) 사령탑의 그림자를 걷고 ‘강동희식 농구’를 만드는 것이다. ‘코트의 마술사’라는 선수 시절 별명처럼 ‘빠른 농구’와 선수와의 신뢰에 바탕한 ‘끈끈한 플레이’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과거 김주성과 외국인 센터가 가세한 트리플 타워로 골밑을 지배하는 동부의 강점은 많이 사라졌다. 지난해부터 하승진(KCC)이 등장했고, 각 구단이 귀화선수로 높이를 보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게리 윌킨스(201.8㎝)와 스피드 좋은 표명일, 박지현 등 가드진들의 속공으로 경기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감독이 어려운 것은 ‘나만 잘하면’ 안되고 전체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그는 “외롭고 고독한 자리라는 것을 요새 깨닫고 있다”며 웃었다. 선수와 코치 시절 손에 대지도 않았던 담배를 감독에 오른 뒤에는 수시로 찾는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는다. 질책할 때는 매섭지만 여유롭고 푸근한 인상처럼 선수와 어울리며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간다. 무엇보다 ‘서로 믿는 농구’를 강조한다. 그는 “감독과 선수가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믿고 플레이 하는 팀으로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 출신 지도자로 첫 지휘봉을 잡았고, 과거 함께 코트를 호령했던 허재 케이씨씨(KCC) 감독과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3살과 6살 아들, 아내와 떨어지는 날이 많은 것도 미안하다. 하지만 농구 이야기만 하면 강 감독의 표정은 금세 밝아진다. 그는 “이렇게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지더라도 감독과 선수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다. 지켜봐 달라”며 수줍게 웃었다. 나고야/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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