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테니스 전 세계랭킹 1위 마라트 사핀(29)이 은퇴했다. 사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스 마스터즈 단식 2회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5위·아르헨티나)에게 1-2(4:6/7:5/4:6)로 졌다. 사핀은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사핀은 193㎝ 큰 키에서 나오는 활력 넘치는 플레이와 코트 위에서 라켓을 내동댕이치는 다혈질로 유명한 선수다.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2위 디나라 사피나(23)의 오빠이기도 하다. 1998년 프랑스오픈에서 앤드리 애거시(미국),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0년 유에스(US)오픈에서 피트 샘프러스(미국)를 꺾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2000년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지만 어깨 부상 등이 그의 은퇴를 앞당겼다.
시즌 도중 훌쩍 여행을 떠나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던 사핀은 “이젠 스케줄도 연습도, 아무 것도 없다. 그동안 나는 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야 했지만 이젠 온전히 나만 남았다”며 “내일 아침이 밝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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