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원주 동부와 대구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오리온스 김승현(오른쪽)이 골밑을 돌파하고 있다. 사진 KBL 제공
이면계약 징계 뒤 복귀…프로농구 2R 3연승
프로농구에 ‘오리온스 경계령’이 내려졌다. 2라운드부터 복귀한 ‘매직핸드’ 김승현(30) 때문이다.
김승현은 연봉 이면계약 파동으로 이번 시즌 18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당했다. 하지만 케이비엘(KBL·한국농구연맹) 이사회가 1라운드 9경기로 징계 수위를 낮췄고, 김승현은 2라운드부터 다시 코트에 섰다.
김승현이 복귀하면서 대구 오리온스는 확 달라졌다. 1라운드 2승7패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는 1패 뒤 3연승을 달리고 있다. 3경기 모두 10점 차 이상의 여유있는 승리였다. 꼴찌 다툼에서 벗어나 5승8패(8위)로 중위권을 넘볼 기세다.
김승현은 4경기에서 평균 9.3점, 6.7도움주기를 기록했다. 특히 15일 선두 원주 동부전에서는 11득점 10도움주기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면서 완전히 본 궤도에 오른 느낌이다.
김승현이 가세하면서 평균득점은 8점 올라간 반면 평균실점은 8점 가량 낮아졌다. 오리온스는 1라운드에서 평균 77.7득점으로 득점 부문 꼴찌였지만 2라운드에서는 평균 85.5득점을 기록중이다. 특히 김강선·정훈·이동준 등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높아졌다. 김승현의 송곳 패스를 받은 덕분이다. 평균 실점은 85점에서 77점으로 뚝 떨어졌다.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은 동부와의 경기 뒤 “승현이 포인트가드 구실을 제대로 해주니까 다른 선수들이 (슛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제 어느 팀과 맞붙어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외국 선수 허버트 힐도 “김승현의 패스는 한 차원 높다. 골밑에서 득점을 쉽게 올릴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오리온스는 이번 주말 1위 부산 케이티(KT), 3위 창원 엘지(LG)와 잇따라 맞붙는다. 연승이 쉽지는 않지만 상대는 신경이 더 날카롭다. 김승현 때문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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