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전태풍(29·전주 KCC), 문태영(31·창원 엘지).
문태영, 폭발적 득점력 맹활약
이승준, 들쭉날쭉 경기력 약점
전태풍, 팀플레이 이해도 낮아
이승준, 들쭉날쭉 경기력 약점
전태풍, 팀플레이 이해도 낮아
올 시즌 프로농구판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됐던 귀화혼혈 선수들의 2라운드가 한창인 현재 성적표는 어떨까? 창원 엘지의 문태영(31·오른쪽 사진)이 앞서 나가는 가운데 이승준(31·서울 삼성)과 전태풍(29·전주 KCC·왼쪽)이 뒤를 따르고 있다.
포워드 문태영은 16일까지 21.5점으로 평균득점 2위, 평균리바운드 4위(7.21개)를 달리며 팀의 3위(9승5패)를 이끌고 있다. 승부처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어려운 승부에서 맹활약했다. 강을준 감독의 호된 지도 아래 문태영은 팀과 조화를 이루며 한국식 농구에 적응해가고 있다. 경기당 약 32분의 출전시간으로 팀내 1위를 달리며 기복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시즌 전 큰 키(2m4㎝)와 화려한 개인기로 최고의 귀화혼혈 선수로 주목받았던 포워드 이승준은 주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다. 평균 7.6개의 튄공잡기로 전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15.8점의 평균득점이 팀으로서는 아쉽다. 파울 관리가 안 돼 파울 트러블에 자주 걸려 제 기량을 못 보이거나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보이는 것도 문제. 10경기에 출전해 3경기에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허재 감독이 공을 들여 ‘한국식 포인트가드’로 만들고 있는 전태풍은 시즌 초 화려한 개인기로 주목을 받았지만, 개인 중심의 플레이로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전태풍이 20점 이상의 득점을 해도 팀이 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허재 감독이 같이 경기 비디오를 보며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를 가르치고 “완벽한 찬스가 아니면 슛을 쏘지 말라”고 일일히 지시하며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굳혀가는 중이다. 최근 패스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당 4.85개의 도움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양날의 검’이다. 5위 케이씨씨(7승6패)와 7위 삼성(6승6패)은 전태풍과 이승준의 활약에 따라 경기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엘지의 문태영 역시 최근 상대의 집중견제에 막히면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한국식 농구에 완전히 녹아드는지 여부에 세 팀의 성적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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