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역도 77kg 용상서 205kg 들어올려
1991년 전병관의 56kg급 금 이후 처음
1991년 전병관의 56kg급 금 이후 처음
2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역도 경기장. 11명의 선수 중 마지막으로 사재혁(24·강원도청)이 역기 앞에 섰다. 2차 시기에서 세계신기록 212㎏(기존 210㎏)에 실패한 터라 그의 표정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1차 시기에서 205㎏를 성공해 용상 1위를 확보했지만 인상에서 160㎏에 그쳐 인상·용상 합계에서 메달권에 들기 위해서도 도전은 성공해야 했다. 힘차게 역기를 들어 올린 사재혁은 클린(역기를 어깨까지 드는 동작)에 성공한 뒤 역기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경기장을 뜨겁게 했다. 하지만 한쪽으로 약간 기울었던 역기와 불안정한 자세가 옥의 티였다. 전광판에는 두 개의 빨간 불이 들어왔다. 3명의 심판 중 두명이 ‘실패’라고 판단한 것이다. 경기장은 아쉬움 섞인 탄성으로 가득했다. 대표팀은 심판 판정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병관(40) 대한역도연맹 홍보이사는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완벽하지 않은 동작이 문제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4·강원도청)이 세계역도선수권 남자 77㎏급 경기에서 용상 205㎏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선수권대회와의 악연을 풀었다. 한국 남자 역도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1991년 전병관의 독일대회 남자 56㎏급 용상과 합계 금메달 이후 18년 만이다. 하지만 인상에선 160㎏에 그치며 5위에 머물렀고 합계에서도 365㎏로 4위를 기록했다. 사재혁의 경쟁자로 예상됐던 중국의 루샤오쥔(25)이 인상 174㎏, 합계 378㎏(용상 204㎏)로 기존 세계신기록을 1㎏씩 두 개나 갈아치우며 2관왕에 올랐다. 사재혁은 유독 세계선수권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체대 시절 무릎과 어깨, 손목 부위에 네 차례의 수술을 받는 등 부상에 시달리며 2007년 타이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게 전부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 합계 366㎏(인상 163㎏+용상 203㎏)로 금메달을 따며 부활한 그는 이번 대회를 설욕의 기회로 삼았었다. 사재혁은 경기 뒤 “2주 전 연습 때 212㎏에 성공하며 기대를 많이 했는데 굉장히 아쉽지만 용상 금메달에 만족한다”며 빼앗긴 1위 자리에 대해 “이제는 따라가는 입장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양/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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