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앞둔 김연아가 2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공식연습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년전 도쿄 세계선수권서 세계 놀라게 해
4일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5일 프리 출전
4일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5일 프리 출전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3~6일)를 앞두고 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도쿄에 도착한 김연아(19·고려대)는 “점수보다는 내 연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실수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2일 공식연습을 마치고 빙질 적응도 끝냈다. 김연아는 4일 저녁 7시40분 쇼트프로그램, 5일 저녁 7시30분 프리스케이팅(이상 SBS 생중계)에 출전한다. 올해 열린 6차례의 그랑프리 시리즈 최상위 6명만 출전하는 대회지만 이변만 없다면 ‘피겨 여왕’의 자리는 김연아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시니어 무대 데뷔 뒤 3년이 지난 지금, 김연아에게 이번 대회가 차지하는 의미는 뭘까.
■ 2년 김연아는 2년 전 도쿄의 기억이 있다. 시니어 무대 데뷔 뒤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2007년 3월)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땄다.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연기한 쇼트프로그램에서 71.95로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총점 186.14(프리스케이팅 114.19점)로 일본의 안도 미키(195.09점)와 아사다 마오(194.45점)에게 밀려 3위에 올랐다. 당시 허리와 꼬리뼈 부상이 겹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거둔 값진 성과였다. 2년 전 ‘피겨 신동’이었던 김연아는 이제 안도와 아사다를 앞서나가는 ‘피겨 여왕’으로 거듭났다. 몸 상태도 좋고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했다. 현지 공항에서 김연아를 맞이한 일본 팬들과 언론들의 관심도 2년 전과 다르다. 일본 피겨팬들에게 변화된 위상을 뽐낼 일만 남았다.
■ 1년 시니어 데뷔 뒤 2년 연속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제패했던 김연아는 1년 전 이맘 때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파이널 대회에서 총점 186.35점으로 아사다(188.55점)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1년이 지나 김연아가 도쿄로 왔지만 아사다는 없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잇따른 부진으로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사다는 밴쿠버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 일본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려야 하는 처지로, 현재 나고야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올 시즌 ‘동갑내기 맞수’를 멀찌감치 떨어뜨린 김연아에게 이번 대회는 1년 전 잃었던 최고의 자리를 찾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무대다.
■ 2달 올림픽을 두 달 앞둔 이번 대회는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최종 점검의 자리다. 김연아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지난달 16일 열린 5차 대회(미국 레이크플래시드)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족했던 스핀을 보완했고, 잘 맞지 않던 왼쪽 부츠를 바꿨다. 김연아는 “긴장감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난 대회 때 느꼈다”며 “한 번 겪어봤으니 이번에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심리적인 준비도 끝냈음을 비쳤다. 두 달 전 210.03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1차대회(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재현하며 올림픽 최종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칠지 관심거리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여자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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